# 외로움
우리에게는 힘이 없다는 말을 부끄러워해라 우리에겐 힘이 없다는 말을 부끄러워해라. 그런 말을 할 핑계가 있음을 부끄러워해라. 그런 말을 할 핑계가 있는 사람은 겁쟁이다. 우리에겐 힘이 있다. 단지 힘을 쓰지 않을 따름이다. 힘내기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내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지, 우리의 힘이 약했음을 알았을 때 진정한 힘은 약할 리가 없는 것이다. 연약함은 정신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힘은 있다. 단지 그 힘을 쓰지 않았을 뿐이다. 겁이 나서 힘을 쓰지 않는다. 정녕 힘을 다하면 힘이 난다. 힘이 있되 쓰지는 않고 힘이 없다고만 하면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우리에겐 더욱 많은 힘이 있다. 단지 쓰지 않을 뿐이다. 충분히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죽을 각오가 되어있지 않다. 살 각오도 되어있지 않다. 아직 눈을 뜨지 못하고 있다. 힘은 있지만 아직 용쓰지 않았을 뿐이다. 겁을 먹고. 쓸데없이 걱정을 앞세우고, 무엇보다 태만하며, 무사안일(無事安逸)이 잘못이다. 제대로 되려면 힘을 낼 일이다. 두려운 힘도 쓰는 것이다. 그러면 세상도 움직일 수 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힘을 불사르는 것이다. 적어도 이만큼의 힘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진실성도 없으면서 힘이 없다고 함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힘은 있다. 우리의 힘은 얼마든지 있다. 전역(全域)에 펼쳐진 벗들에게도 힘이 있는 것이다. 넘쳐흐른다. 단지 그 힘이 모아져 불타오르는 데, 우리들을 성의(誠意)와 진실(眞實)과 용기(勇氣)와 정진(精進)이 모자랄 뿐이다. 힘은 있다. 힘은 있다. 그 힘이 함께 타오르면 인류도 움직일 수 있다. 그럴 힘은 있는 것이다. 묻혀 있지만 힘은 있다. 이 묻혀있는 힘을 믿을 만하지 않은가! 그래서 한발 한발 스스로 밟아 나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제대로 되려면 제대로 될 작정이면, 무서운 힘이 있어서 그에게는 아무도 맞서지 못할, 무서운 힘이 생겨난다는 것을 우리가 믿어야하지 않겠는가! 묻혀있긴 하지만, 힘은 있다. 그 힘을 살려내면 큰 것을 해낼 것이다. 이를 믿으시오! 그러면 힘이 없다거나 힘이 달린다는 말을 그저 예상(豫想)일 뿐이지 않은가! 힘이 없다함은 인간(人間)과 인류(人類)와 자연(自然)을 치욕(恥辱)게 하는 것이다. 무샤노고우지사네아쓰(武者小路實篤)/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