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인간이나 아름다운 인간을 얼마든지 쉽게 만들고, 그런가하면 쉽사리 나이를 들게 하고, 쉽게 죽도록 하는 자연에 탄복한다. 더구나 이것 이상으로, 이 땅위에 인간 같은 미묘한 생물을 만들어 낸 그 원동력에 놀라고 그 결과에 놀라고 있다. 무엇과 무엇을 버물어서 이런 물건이 되는 것일까! 생명이 있는 곳에 그 생명에 필요한 세포를 살려내기 위한 능력에 탄복하는 것이다. 인간의 지성으로 이것이 증명되었을 때가, 인간이 왜 이 땅위에 생겨났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때일 것이다. 그러나 설명되지 못하는 한 우리는 그저 눈이 있어서 보고 귀가 있어서 듣고 혀가 있기 때문에 먹고 또 지껄일 수밖에는 도리가 없다. 그러니 주어진 능력을 인간다운 최상의 것으로 살려가면서 인간 생활을 빛나게 하는데 노력할 밖에 도리가 없다.
그렇게 해서 육체를 이토록 미묘하게 만들어낸 이가 인간의 본능이랄까 또는 정신이랄까 하는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았을 까닭이 있음을 믿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미묘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우리는 그것을 황송하게 여겨 잘 살리고 싶어진다.
바이올린을 잘 키지 못하는 어중간한 음악가는 바이올린의 현(絃)이 네 줄밖에 안 돼서 부자유스럽다. 좀 더 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좋은 음이 나오지 않는다고 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들은 좋은 음을 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므로, 그 책임을 바이올린의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예화이지만, 확실히 네 줄의 바일올린을 잘 켜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바이올린은 좋지 않은 악기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가 미숙한 것은 모르고 악기가 나쁜 악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문사(文士)가 인생의 바닥을 체험하지 못해서 좋은 문학작품이 쓰이지 않는다고 하는 소리를 듣는데, 잘못 들었을 수도 있지만, 만일 그런 문사와 같은 속인(俗人)이 있다면 그는 이 바이올린을 험담하는 음악가 이상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명인은 바이올린을 아무리 켜도, 얼마를 켜도 더욱 자기의 재능이 달림을 느끼는 것이다. 결코 바이올린을 탓하지는 않는다. 자기역량의 부족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한번 좀 숨 돌려 보고서, 두 번 숨을 돌려서 해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미묘한 것에도 미묘한 호흡은 알기 때문이다. 인간이 어떻게 이토록 미묘하게 자유자재로 음을 느껴내는지, 또 전할 수가 있는가할 정도다. 인간의 미묘한 됨됨이는 이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토록, 아니, 그 이상인 것에서, 인생의 천재들은 인생에 주어진 것이 너무나 풍부한데 놀란다.
어느 방면이든 갈팡질팡하기로 하면 한이 없다. 어떻게 인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 수 있겠는가! 이 세상에는 하고 싶을 일과 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얼마든지 있다.
이는 인생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이 세상을 보다 낫게 하는 일들이다. 자기의 일생을 훌륭히 가꾸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생명에 도움을 주는 행위다. 그러니 자기의 천직(天職)을 꾸준히 해 나아가야 한다. 자기의 의무를 훌륭하게 마치고서 남는 힘으로 자기완성에 힘쓸 일이다.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할 수 있게 허락된 범위에서 우선 꾸준하게 일을 해야 한다.
첫째는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면 모두 도움을 받아라. 그러나 이를 머리로만 느껴서 배우는 것이 아니고, 하나하나 나의 피와 살로 되도록 배우는 것이다. 자기가 진정 이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은 것 인지, 알 지 못하는 것은 알 때가지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처럼 한다면 그 사람은 진실 된 것을 알 수 없게 되면서 무엇이나 속이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
그렇다. 진실이다 하면서 곧 기쁜 마음으로 되고 꿈결에서도, 혼과 혼이 아우르도록 확실하게 알았을 때 비로써 참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때는 그 사람의 피와 살이 된 것이 아니다.
젊을 때는 되도록 여러 가지를 읽는 것이 좋지만, 정말 읽고 싶은 책을 읽어야한다.
열일곱 살에서 스물두 세살 사이에 좋은 책을 많이 읽어두는 것은 그 사람의 일생에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고 본다. - 이토록 중요한 나이에 쓸데없는 책을 읽는다고 한다면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될 수 있는 한 가장 좋은 책을 읽어야한다
그러면 인생이 얼마나 보배로운지 알고, 이 보배를 캐내는데 태평스런 마음으로 지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정신을 차려서 공부하고 수업(修業)하며 마음을 단련해야함을 느끼게 되고, 여차하면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신념을 갖게 되고, 의로운 용기를 갖는 훌륭한 사람, 진실 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 존경받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잘 알게 되어서 그런 사람들과 정신적인 벗이 되어서, 이 세상을 진지하게 살아가려면 진지하게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여 사랑스럽고 존경스런 많은 벗을 얻게 되어 그런 사람들을 믿음으로써 인생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살수 가 있는 것이다.
“나보다 뛰어난 분이 계신다. 나보다 진실한 사람이 계신다.“
나보다 진지하게 살아간 남아를 안다는 것은 대단한 고무(鼓舞)를 받는다. 그들에겐 우리를 진지하게 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리고 패하지 않고 해 낼 수 있는 기(氣)를 넣어준다.
남아다운 경쟁, 최선의 진력(盡力), 서로 존경되는 경쟁을 함으로서 앞서간 선배들은 알지 못할 지라도 존경하는 이에게 지지 않도록, 이 땅에서 일을 해낸다는 것은 참으로 남아다운 기상인 것이다.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