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힘든 것은 육체적 고통일 것이다. 보다 심한 고통은 견디어내기 힘들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런 고통 속에서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이것이 내가 사랑하는 어머니의 최후의 말씀이셨다. 앓아 누어계실 때에는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과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또 부상과 화상은 견딜 수 없는 아픔이 따른다. 조금만 견딜 수 있도록 허락하여도 좋을 성싶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인간이 가엽다.
이 세상에서 제일 불쾌한 말은 참살(慘殺)이고, 희롱하며 괴롭히는 죽임이다. 이런 것은 인간의 육체를 고통으로 몰아가는 행위다. 이런 것은 인간의 약점을 인간의 손에 의해서 이용되는 것으로 이중의 불쾌한 면이다. 다음은 천재나 병으로 인한 고통인 데,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불쌍하다는 것은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다. 육체의 고통을 견디어 내는 것을 수행처럼 생각하는 종교가도 있지만 그것은 이런 인간의 약점을 긍정하고 싶은 의지의 표현이고, 이런 고통을 보면서도 인간이 정신적으로 견디어 살아갈 여유가 있음을 드러내는 점으로는 우리가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의 의지에 따른 재대로의 삶의 방식은 아니다.
보다 자연적인 육체의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은 건강을 되찾는 것이다.
부상을 당하면 그것을 낫게 하는 것이다. 병이 들면 그 병을 낫게 하는 것이다.
인간은 건강하면 육체의 고통은 느끼지 못하게 되어 있다. 어딘가 몸에 고장이 생겨서 건강하지 못하면 그것을 낫게 하려고 아픔을 느끼도록 되어있기에 그 원인을 없애고 하루라도, 일각이라도 빨리 건강하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프면 아픈 원인을 빨리 알아내서 그 원인을 없애는 것이다. 견딜 수 있는 아픔이라면 사람들은 얼마간 안 좋더라도, 귀찮아서 고치지 않을 것이다. 견딜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고쳐보려고 고생하는 것이다.
서둘러서 살피고 고친다면 그토록 아픔을 겪지 않고 삶을 이어갈 수가 있을 것이다.
육체의 고통은 질색이지만 이 고통 없이 삶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그 또한 사는 한 방법이니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자연이 즐겨 우리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낫기를 거부하는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고통을 주는 방법이 몰인정하게 주기 때문에 불공평한 것도 많고 사정없이 몰아치는 것도 있으며 정말로 보기 딱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이 육체적 고통에 의해서 육체의 나쁜 곳을 고친다면 그 사람은 될 수 있는 한 오래 살도록 될 것이다. 혹시 육체의 고통이 없었다면, 되풀이 말하지만 인간은 자기의 신체적 불건전(不健全)에 대하여 마음을 쓰지 않거나 알았더라도 고치려고 하지 않아서 드디어 손쓰기가 늦게되고 그래서 무서운 결과를 맞는것이다.
아프다는 것은 위험에 놓여있다는 것을 신경이 알려주는 것이다. 이 통지가 있으므로 사람은 병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육신의 잘 못된 곳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때문에 아픔이 상당히 심하여 지나친 것도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다. 육체의 고통이 정말 싫지만 그치지 않는 것, 이렇게 고통이 심한 것은 이렇게 하여 견디어 낸 것만이 이 땅위에서 살아남게 하고 싶은 자연이 가진 의지의 강도(强度)와 정비례한다고 볼 수가 있으니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고통을 사랑하는 의미는 아니고 건강을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그래서 인간의 제일가는 임무는 건강한 몸을 사랑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의지와의 합치다. 해서 자기의 건강은 물론 다른 사람의 건강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미덕이고 자연의 의지에 또한 부합하는 것이다.
신체의 고통은 낫게 하기 위한 것이고, 자연이 인간에게 준 것이기 때문에 건강을 해칠 때 외에는 육체의 아픔은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아픔을 절대로 피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되지 않는다. 아픔에 대해서도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