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역인생론 2.인간은 무슨 목적으로 생겨났는가? 또 무슨 목적이 있어서 자연은 인간이 생겨나도록 했는가? 나는 이것은 모른다. 다만 인간은 생겨나도록 되어있어서 생겨난 것이다. 단세포동물이 지상에 나타난 때, 이미 인간처럼 생긴 것이 생겨나도록 예약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잘못되었다면 누군가 고쳐줄 것이다. 단세포동물은 어떻게 생겼을까? 무엇인가 불가사의하고, 또한 아무것도 없는데서 생겨났을까. 원소가 있는 곳, 아니 전자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생겨날 수밖에 없어서 생겨났을까? 이것을 모른다. 하지만 생겨났다. 이렇게 태어나 분열하면서 번식하는 이상, 무한하게 번식해서 그 수효가 한없이 많아지고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불어났을 것이다. 이 몇 천억 몇 억 조의 자손가운데는 어떤 기회에 변종이 생겨났을 것이다. 어찌됐던 몇 억년이란 세월이 지나는 사이에 실로 여러 가지의 동물이 이 땅위에 생겨났다. 그러면서 어떤 것은 이미 사멸되어 지상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런데 현재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은 얼마만큼 있는지를 나는 모른다. 하지만 이 동물 중에 불가사의한 동물이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이 땅은 드디어 인간에 의해서 다스려졌다. 다른 동물은 점점 인간의 허락이 있어야만 살아남도록 되어있다. 현재는 인간에게 유해무익한 동물, 특히 하등동물은 남아있지만 오랜 세월동안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동물을 점점 없어져 버린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무샤노고우지사네아쓰(武者小路實篤)/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