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광산 같은데서 광산 폐기물로 그 땅의 가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있는 광물에 따라 그 가치를 정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도 그렇다. 유해한 것은 안 되지만, 무익(無益)무해(無害)한 것은 그대로 배설하며 우리 몸에 유익한 것만을 섭취한다. 사람도 그 사람에게서 별 볼일 없이 하찮은 것은 버려두고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쪽을 문제로 삼으면 될 것이다. 자연은 또 이 점을 잘 새겨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해치는 것에서 우리를 해칠 수 있는 재료를 얻어내지 않는다. 다만 슬기로워지기 위해서 공부할 뿐이다. 또 신체를 해롭게 함을 목적으로하지 않고 잘 보살핌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는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때가 많지만 자기완성의 길을 걷기를 즐겨할 뿐이며, 자기를 지금보다 불완전한 쪽으로 만들기를 원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력으로만 뚫고 나아갈 수 없는 때가 때때로 있지만 그렇더라도 자기의 힘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될 수 있는 대로 자기의 힘을 갈고 닦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혼신을 다해야 할 때가 되면 모든 힘을 쏟아내는 것이다. 그 때 그 사람은 진보하고 생장(生長)한다. 결코 온 힘을 쏟지 못하는 사람의 전력(全力)은 힘이 더해지지 않는다. 뛰어난 사람은 전력은 더더욱 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해 나가는 중에 그 사람의 실력이 쌓여 가는 것이다.
장기나 바둑 같은 것도 정말로 잘 두기 위해서는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예는 물론 학문이나 그 밖의 일이라도 자기의 온 정신과 모든 힘을 모아 그 일에 몰두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는 깊이에 도달할 수 없다. 앞서 말했지만 소질이 있다면 그 소질과 어울리는 일을 선택해서 전력을 다해야 한다.
자기의 온 정신을 쏟아 넣기에 부적당한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로써는 제대로 된 한 몫의 일 이상은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되는데, 그런 사람은 자기가 존경하는 사람의 일을 돕고, 가정을 돌보거나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간접적으로 인간을 위한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 그 사람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면 그 방면에서 활동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아름답게 할 수가 있음으로써 이웃사람들에게 사는 즐거움을 줄 수가 있을 것이다.
인간은 홀로 구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자기 힘을 다하지 않고 헛되이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고 싶다.
지나친 자력주의(自力主義)는 숨이 막힐뿐더러 오만하게 되기 쉽고, 다른 사람의 생명에 대해 마음씀씀이가 없어지기 쉽다.
정의나 도덕은 인간이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자기 것은 선반에 얹어 놓고 반성하지 않으면서 정의나 도덕을 휘두르는 것은 다른 사람을 상처주고 자기도 상처를 받기 쉽다.
그들은 인간이 이상(理想)을 향하는 데는 필요하지만, 인간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면에서 정직하게 살 수 없기 때문에, 너무 정의파나 도덕가를 닮으려 자지 않는 것이 좋다. 이는 벌레 먹은 잎이 없는 나무를 찾는 것과 같아서, 인간을 혐오하는 경향으로 흐르게 한다. 보다 악질인 것은 위선자로 되며, 보다 하잘 것 없는 놈들은 다른 사람을 강박(强迫)하여 돈을 뜯어내는 사이비 단체의 회원이 된다.
반성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눈에 든 티는 보면서, 제 눈에 든 대들보는 아랑곳하지 않는, 그런 사람은 보다 하(下)치 사람의 표본인 것이다. <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