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조금 바꾸어 한마디 말하고 싶다. 인간의 언어발달은 인간의 뇌의 미묘하기를 잘 들어내고 있다. 이런 언어를 필요에 따라 쏟아낼 수 있는 동물은 인간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말을 많이 만들어내기에 가장 잘 적응된 동물이지만, 만약 좀 더 단순한 머리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처럼 다양한 것들을 전할 언어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또 인가이 보다 신(神)과 가까이 있었더라면 언어를 통하지 않고 인간의 마음과 마음이 통하게 되어 별다른 언어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은 바로 그 때에 언어를 만들어내기에 적당한 동물로 되기도 하였고 또한 언어의 필요를 느끼며 행동하는 동물로도 되었다. 그래서 인간이 있는 곳에는 언어가 있는 데, 그것도 실로 엄청난 언어를, 필요한대로 만들어내어서 그 언어에 의해서 소로의 의지(意志)를 소통하고 재고 가늠하고 있는 것이다. 언어는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잘 다듬어졌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왜 인간은 그렇게 언어가 필요한 것인가?
그것은 인간이 혼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되어있지 않고, 자기가 하나하나 경험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바보스럽지도 않으니, 다른 사람의 경험한 것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의 생각한 바를 자기의 것으로 하려는 힘이 있기에, 다른 동물보다 진보된 것이다. 이토록 인간사회가 마음을 전하고 다른 사람에게서 가르침을 받는 과정은 어김없이 언어를 통하였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은 하나하나 자기가 경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복적(反復的)인 경험위에만 이루어졌고, 다른 중간(中間) 것의 경험위에 자기의 경험을 더하여 진보하려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였고,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인간은 과거의 사람과 현재의 사람이 여러 가지로 얻어낸 지식을 전부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지구가 둥글다거나 지구에는 어떤 나라들이 있는가하는 것들도 말하고 들음으로써 대개의 개념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은 옛날부터 몇 백억의 머리를 합쳐서 갖고 몸도 그렇게 갖고 있다. 이 하나 하나의 사람이 경험한 것 중에 우리가 필요한 것은 모두 가르칠 수가 있다. 때문에 인간의 문명은 지금까지 진보될 수 있었다.
달리 말하자면 이것은 인간은 누구나 혼자서, 독(獨)으로 얻어낸 것은 다른 사람도 얻을 수가 있고 한 사람이 발명한 것은 다른 사람도 그것을 배워 자기의 것으로 할 수 가있다. 그래서 인간은 진보했고 생장(生長)할 수 있었다.
때문에 우리가 무엇인가를 발견한다거나 발명한다거나 또 안다는 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것도 되는 것이다. 인간은 서로서로 지식의 교환이 되면서 진보의 단계를 돕게 되고, 그러면서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언어만이 이런 역할 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갖가지 방법으로 과거의 인류가 인간을 위해서 일한 중요한 유산을 이어받아 거기에 자기들의 힘을 더하여 이룩한 것을 미래의 인류에 넘겨주는 것이, 인간이 힘쓸 바다.
이렇게 해서 인류가 진보했고 생장하여 이 땅위에 인간 세상에 보다 맞갖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인간이 이 땅위에 나타난 후 몇 년이 지났는지는 모르지만 물질적으로는 상당히 이루어왔지만, 우리의 뒤로 어느 정도 진보될지도 또한 모르지만, 인간이 진정한 의미로 진보되었는지, 바른 운명을 밟아 가는지, 아직 미로를 헤매는 꿈길을 걷는지, 이것은 간단하게 그렇다 아니다 단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진보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올바른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거의 인류는 조금 빗나가며 그릇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인류가 아직까지는 행복하지 못하다거나 문명이 이렇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있거나, 바른 일을 얻어서 일 할 수 없거나, 또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만 혈안이 되어 있다거나, 사람들이 바르게 살아가도록 하는 데 지나치게 무관심 하다든가 하는 것을 보면 결코 인류가 바른길을 걷고 있는 증표라고는 말 할 수 없다.
서양의 문명은 인류를 바르게 이끌어가는 데에는 너무 백인본위로 치우쳤다 고 생각한다. 이 점은 서구인(본문에는 영국인)은 좀 더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여기서 그런 점을 살피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것은 다른 이에게 맡긴다.
지난 것은 지난 것이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미래인 것이다.
인간은 바르게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에 정치가나 실업가는 이런 방향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사람마다는 그들의 사정이 닿는 대로 자기의 생활을 바르게 다듬어 마들어가도록 협력할 일이다.
나는 결코 인간이 불가능한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힘이 없는 사람인데도 그가 가진 힘 이상으로 하여야만 구원될 수 있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기의 힘에 알맞은 것을 하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것으로 또한 충실한 것이 되고 기쁨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힘이 있는 한 그에 합당하게 인류를 위해서 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말로써 인간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은 그 말로써 할 것이고, 행동을 실행에 옮겨서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실행으로 인간을 위한 일을 함이 옳을 것이다. 돈이 있는 사람은 돈으로, 체력이 있는 사람은 그 체력으로서 인간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토록 인간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실로 한없이 넓다. 결코 옹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여러 가지의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이 그들 나름으로 인간을 위해서 일할 것이지, 모든 사람이 하나같이 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작은 연구(硏究)라도 그것이 얼마나 큰 열매를 맺을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한사람의 인물을 돕는 일은 몇 천 몇 만의 사람을 돕는 결과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인류는 머릿수가 많기 때문에 조금씩이라도 헛되게 되면 상당한 결과에 이른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가 헛된 인간으로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헛된 짓을 하는 인간을 경멸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쓸데없는 인간이라도 존중할 수 있는 데 까지 존중해야한다. 하지만 자기 혼자의 생명조차도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 다른 사람의 평판을 긁어 두드러지게 하는 것은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