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역인생론15.돈을 벌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예를 들면 바른 일을 하는 남자를 돕는 여자가 그 남자를 타락으로 유인하거나, 한 가정을 몰락의 길로 몰아가는 직업에 종사하는 것이 그 한 예일 것이다.
남자의 열정(劣情)에 아첨하면서, 그에게 붙어 생활하면서도 남자는 하등(下等)동물이라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면 이는 안과 의사를 하면서 인간은 눈이 나쁜 사람뿐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하기는 지금 세상에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한마디로 매도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런 길로 빠져들도록 사회가 되어가고, 사회도 구성원도 그런 병적 면이 많고, 이런 병적인 면을 이용해서 득을 보려는 악랄한 짓이 있으므로 해서, 그 희생자는 반드시 악인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칭찬할 일은 아닌 것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천한 직업이란 이름도 붙어 있음을 알고 있다.
오늘 날 많은 사람들은 일을 한다면 돈을 버는 일로만 생각한다. 허지만 진정한 일과 돈을 버는 일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다. 올바른 생활과 바른 일을 하면 할수록 돈이 벌린다면, 공자도 말한 것처럼 부자가 아닌 것이 수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은 바른 생활을 하면 돈이 벌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청빈이란 말이 존경 되는 말이 되어있다.
마냥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이 이 세상에는 많고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벌지 못하는 돈을 번 사람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부자를 존경하는 경향이 있지만 인간을 만든 창조주는 돈이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고 인간을 만든 것은 아니므로 돈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이나 황금만능주의자는 호감도 존경(칭찬)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자기의 생명보다 돈을 더 애지중지 하는 사람을 보면 천박하다. 그 집착에 무언가 부자연스런 역겨움을 느낀다.
물론 지금 이 세상은 돈이 중하고 돈의 힘도 있다. 돈이 없으면 갖가지 일이 되지 않는다. 살아가는데 돈이 필요한 점은 여기에서 말하지 않겠고, 자기생활에 돈이 남아 넘쳐도 무한이 돈을 쫓는 사람에 대해서 좀 얘기 하고 싶다. 일을 하기위해서 돈이 필요한 사람에 관해서는 별도로 비난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떤 일을 하기위해서는 상응한 돈이 있어야한다. 그 일이 좋은 일이라면 그 일을 위해서 버는 돈은 소위 정재(淨財)라 하여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 돈을 모으기 위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돈이 목적이 되어 일생을 버리는 사람이 있다. 현대에는 이런 사람이 적지 않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 일이라고 마음먹는 경향도 있다. 돈을 버는 것이 살기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기위하여 사는 사람이 있다. 아니, 그것 이상으로, 그런 사람은 잘못을 범하기 쉽다.
그러나 이웃을 위하거나 나라를 위해서, 혹은 보다 넓은 인류에게 공헌하기위해서는 돈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돈을 대단하게 여기고, 또 마련할 수 있는 한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돈을 많이 갖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해서 사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적잖이 있고, 또 현세에서는 그것을 당연시하여, 그렇게 하여 성공한 사람이 정말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글(책)을 읽는 사람 중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으리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지금 시대에는 분업화된 시대이므로 무작정 돈을 모으는 사람이 있어서 죽이 맞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손해만 보는 사람을 모신 곳은 곤란할 것이다. 그래서 돈벌이를 잘하는 사람이 있게 되는지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인생의 목적이 돈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특히 다른 사람을 손해 보게 하면서까지 집착하거나 다른 이의 인격을 추락시키면서까지 돈을 끌어 모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예를 들면 책방에서 책을 만들어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점점 좋은 책을 만들어 낸다고 하면 책방의 명예이겠지만, 못쓸 책을 만들고 못된 인간의 못된 욕정에 아첨해 가면서 돈을 끌어 모은 다면 책방의 수치인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의사는 인술인데, 돈을 모으기 위해서 아픈 사람의 병이 빨리 나을 수 있는데도 빨리 낫게 하지 않거나 건강에 불필요한 것에 돈을 쓰게 한다거나 더욱이 심하게는 병을 오히려 악화시켜놓고 돈을 모은다면 이는 사기 이상으로 나쁜 짓이다.
바르게 하여서 돈은 벌 수 있다고만 단정할 수 없다. 부정을 하기 때문에 벌린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상의 예보다도 심한 예도 얼마든지 들 수 있다. 전쟁으로 덕을 보는 사람들 중에는, 때문에 전쟁이 있다고 하는 따위로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거의 무신경한 말이다.
사람으로서 할 도리가 돈을 모으는 것은 아니다. 돈이 넘치는 것은 오히려 인간을 타락시키기 쉽다. 돈 벌기를 잘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자만은 아니다. 그 돈을 잘 불린다는 것은 자만이다.
그러므로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바른 생활을 하지 않고 좋은 일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