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역인생론3.존재함에는 공통적인 면이 있다.
나는 지금 책상을 보고 있지만 시골이기 때문에 갖가지 벌레가 책상 앞의 창문에 매달려 있다. 작은 나비 같은 벌레와 나방처럼 생긴 벌레가 있다. 이것들은 정말 잘도 움직이고 있다. 먼지처럼 작은 벌레도 날개를 가지고 눈을 가지고 입을 갖고 있는가하면 그 밖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번식하는데 필요한 것을 좍 갖추고 있다. 당연한 것을 말한다고 하면 그뿐이지만 불가사의를 말하자면 이처럼 놀라운 일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이런 것이 생겨났을까?
왜 이런 것이 새길 필요가 있었을까?
이들은 생겨났음을 기뻐할까?
이들은 따로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그저 사실에 지배되어 나게 되어서 났고 살아가게 되어서 살며 죽게 되어서 죽는다.
무엇 때문이냐는 생각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존재가치는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들에게는 단 하나의 진실이고 절대적일 것이다. 그들에겐 이성도 없고 도덕도 없고 삶에 대한 탐구도 하지 않는다. 다만 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들을 경멸할 수는 있어도 존재함에는 공통적인 면이 있다. 단지 그들은 생각 없이 살지만 인간은 생각 없이는 살수 가 없다. 물론 인간과 그들과의 차이점이 그것 뿐만은 아니다. 인간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가고 살고 있기 때문에 살아가며 죽을 때에는 죽는다. 이 점에서는 그들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그것들에 관해서 아무렇게나 공상(空想)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들을 경멸하고 인간은 그들과 마치 별나게 만들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 더 행복할까 하는 것도 한 마디로 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비교는 흥미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반대 하지 않는다. 줄기로 점점 들어가면서 이야기할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