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고통은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으므로 다른 사람과의 이해관계가 적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대단하한 일이 아니다. 당사자는 절대적 고통일지라도 다른 사람은 이를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
고통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아파도, 다른 사람은 동정하려 해도 동정할 수 가 없고 오히려 귀찮아하는 경향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고통을 참으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지 않는 사람이 존경을 받는다. 인간은 원래 이기적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고통에 그렇게 마음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프다,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보다 아픔을 참고 견디어내는 쪽을 더 좋은 쪽으로 본다. 물론 인간에게 동정심이 없다면 다른 사람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을 보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겠지만, 인간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고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맹목적으로 동정을 해도,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이 언짢을 뿐이다. 어떻게든 고통 받는 이를 위로하고 또 어루만지고 싶지만 그 것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불쾌하지, 동정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이 그렇게 고통 받는 것을 보고도 격려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동정해서 무엇이라도 될 정도면 사람들은 기쁘게 그 사람을 위해서 힘쓰겠지만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을, 단지 마음만을 괴롭게 하는 것은 할 말을 잃게 한다. 무엇보다도 그 고통 받는 사람이 자기 자식일 때라든지, 사랑하는 사람일 것 같으면 더욱이 외면할 수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그런 경우에는 고통 받는 것이 여간 보기 딱한 게 아니다. 그래서 고통을 참고 견디어 내는 것은 사람들에게 높이 사는 것이고 미덕인 것이다.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