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맡아 풀어야 할 온전한 고향땅인데, 그 한 쪽 밖에 보지 못한 내 젊은 날의 고향 머므름이었으니 어쩌랴! 성현의 혼을 빌려 이렇게라도 가 볼밖에. 외통
율곡선생의 금강산 답사기 25
다음은 마무리 부분이다. 563. 산을 내려 골짜기를 나서려 하니(하산장출동 下山將出洞) 564.산신령이 나를 향해 시름 하면서(산영향아수 山靈向我愁) 565. 꿈속에 나타나서 나를 보고는 (몽중래견아 夢中來見我) 566. 그대에게 요구할 게 있다고 하네.(자언유소구 自言有所求) 567. 천지간에 생겨난 온갖 만물이 (물생천우간 物生天宇間)
568. 사람으로 인해서 이름난다며, (인인명내휴 因人名乃休) 569. 여산에 이백이 없었다 한들 (여산무이백 廬山無李白) 570. 뉘라서 그 폭포를 읊조렸으며, (수능영기폭 誰能詠其瀑) 571. 난정에 왕희지가 없었다 한들 (난정무일소 蘭亭無逸少) 572. 그 누가 그 자취를 누리었으랴. (수능수기적誰能壽其跡) 573. 두보는 동정호서 글을 지었고 (자미제동정 子美題洞庭) 574. 소식은 적벽에서 노래를 했네. (동파부적벽 東坡賦赤壁) 575. 모두가 튼 솜씨의 붓 말미암아서(함인대수필 咸因大手筆) 576. 그 이름 멸치 않고 전하지 않소. (영명수불멸 令名垂不滅) 577. 그대는 내 산을 유람하면서 (군금유아산 君今遊我山) 578. 풍경을 남김없이 구경했거늘, (풍경개수습 風景皆收拾) 579. 어째서 이에 대한 시를 읊지 않고(호위불음시胡爲不吟詩) 580. 도리어 입 다물고 말이 없는고. (반작함구묵 反作緘口黙) 581. 그대의 신수의 붓 크게 휘둘러 (청군휘거강 請君揮巨杠) 582. 금강산 좋은 경치 덧보태 주오. (서사산증색 庶使山增色) 583. 그대는 이 사람을 잘못 보았소 (아언자과의 我言子過矣) 584.그대 말은 부질없이 헛된 것이오 (자언비아의 子言非我擬) 585. 내 본디 시문에는 재주 없는데 (아무금수장 我無錦繡腸) 586. 어떻게 앞의 분을 쫓겠는가. (안능추수자 安能追數子) 587. 가슴에는 옹졸한 문장뿐이라 (만강유일졸 滿腔惟一拙) 588. 이것을 읊자 해도 반길 이 없소. (토출인불희 吐出人不喜) 589. 그대가 주옥같은 시를 얻자면 (자욕득경거 子欲得瓊琚) 590. 대손을 찾아가서 구하시구려. (왕구무가수 往求無價手) 591. 산신령 이 말 듣고 시무룩하여 (산령색불열 山靈色不悅) 592.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보더니, (측립구응시 側立久凝視) 593.끌끌끌 혀를 차며 내게 하는 말 (돌돌지아언 咄咄指我言) 594.당신같이 고약한 손 어디 있더냐 (악빈무여사 惡賓無汝似) 595. 내 끝내 사양할 수 없음을 알고 (아지불능사 我知不能辭) 596. 거치른 글이나마 짓기로 하니, (수허찬황비 遂許撰荒鄙) 597. 산 형색 열리길 취기 깬듯 해도 (형개여주성 形開如酒醒) 598. 들은 건 모두가 흐릿해졌네. (소청개황이 所聽皆慌爾) 599. 그러나 약속한 걸 어쩔 수 없어 (유약불가부 有約不可負) 600. 여기서 그 시종을 적어 보았네. (료이기종시 聊以記終始)
/정항교역/외통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