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할 때는 하얗게
죽음 저당하는 심경
눈물의 서약 했는데,
항암 주사 맞을 때도
고통 다 떠안겠다며
비감 어린 서약 하니,
어쩌리.
삶도 죽음도 아내 것
아픔, 기쁨도 아내 것
그러나 슬픔만은 오직
모두 우리 것.
간호사는 손을 놓고
의사들은 한 발 빼고
병원은 손닿지 않게
멀리 있다.
다그치는 내 물음에
느긋한 의사, 대답은
'정체상태의 유지'
목적 치료란다.
환자 목숨이 하나이니
할 말 있는 의사 되고
환자의 목숨 하나이니
할 말 없는 환자 되네.
의사도 목숨 하나이니
목줄을 매인 병원에서
밥줄을 명줄로 비겨보는
닫힌 의사의 마음인들
오죽 하랴 싶어, 그냥
묵묵 헤아려야 하나!?/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