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기리단금(其利斷金)

다산은 유배지 강진에서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 원포(園圃)의 경영을 당부했다. 특별히 마늘과 파를 가장 역점을 두어 심게 했다. 아들은 그 말씀에 따라 마늘을 심고, '종산사(種蒜詞)', 즉 '마늘 심는 노래'를 지어 아버지께 보고했다. 또 밭에서 거둔 마늘을 내다 팔아 경비를 마련해서 아버지를 찾아왔다. 당시에 마늘은 상당한 고부가가치의 특용작물이었다. 요즘 마늘밭도 파기만 하면 100억원씩 나오니 고금이 다를 게 없다.

 

도둑 셋이 무덤을  도굴해 황금을 훔쳤다.  축배를 들기로 해서,  한 놈이 술을 사러 갔다. 그는 오다가 술에 독을 탔다. 혼자 다 차지할 속셈이었다. 그가 도착하자 두 놈이 다짜고짜 벌떡 일어나 그를 죽였다. 그새 둘이 나눠 갖기로 합의를 보았던 것이다. 둘은 기뻐서 독이 든 술을 나눠 마시고 공평하게 죽었다. 황금은 길 가던 사람의 차지가 되었다. 연암 박지원의 '황금대기(黃金臺記)'에 나오는 얘기다.

 

연암은 다시  '주역'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예리함이 쇠도 끊는다(二人同心, 其利斷金)." 원래 의미는 쇠라도 끊을 수 있으리만치 굳게 맺은 한마음의 우정을 가리키는 말이다. 연암은 말을 슬쩍 비틀어, '두 사람이 한마음이 되면 그 이로움이 황금을 나눠 갖는다'는 의미라고 장난으로 풀이했다.

 

처남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서  떼돈을 벌었다.  자형의 마늘밭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묻었다. 자형은 그 재물이 탐나서 훔치고는 굴착기 기사에게 뒤집어씌웠다. 애초에는 처남이 출소한 뒤 변명거리를 마련하려는 속셈이었다. 결국 경찰이 그 돈을 다 찾아내서 국고로 환수했다. 처음 훔칠 때는 나쁜 짓 해서 번 돈인데 조금 쓰면 어때서 하는 마음이었겠지. 하지만 제 나쁜 짓을 감추려다 동티가 났다. 쓰려던 돈을 뺏기고, 맡겨둔 돈도 다 잃었다. 그 돈은 진작에 수많은 사람의 패가망신을 불렀던 눈물과 한숨의 돈이다. 재물은 절대 썩는 법이 없다. 주인만은 쉴 새 없이 바뀐다.

 

연암은 이렇게 글을 맺었다. "까닭 없이 갑작스레 황금이 생기면 우레처럼 놀라고, 귀신인 듯 무서워할 일이다. 길을 가다가 풀뱀과 만나면 머리카락이 쭈뼛하여 멈춰 서지 않는 자가 없을 것이다." 돈은 귀신이요, 독사다. 보면 피해야 한다. 마늘도 땀 흘려 거둔 것이라야 값이 있다. //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 세설신어 목록(世說新語索引表)

'고사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추불두(戶樞不蠹)  (0) 2015.03.29
북원적월(北轅適越)  (0) 2015.03.28
선담후농 (先淡後濃)  (0) 2015.03.26
작비금시(昨非今是)  (0) 2015.03.25
대발철시(大鉢鐵匙)  (0) 2015.03.24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