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품 안으로
집 떠나 종살이 돼지 먹이로
온갖 굶주림 달래고 방황하다
아버지 품으로 가야지!
불산지옥에서 돌아온 아들
아심찬한 아버지 가슴에
얼굴 파묻고 속울음 느껴 운다
우련한 아들 오랜만에
어버지 어머니의 다스운 손껼
마음눈 활짝 열리니
웃웃한 온몸 속 세포
알알이 불 겨져 온 세상
그의 것이 되고 있네
시름진 큰아들 좁쌀마음
아버지의 무한사랑 뜨거운 눈물
들을 수 없네
한 번도 아버지 뜻을 거스르지 않은
큰아들의 상심한 마음도 어루만져주소서
몰래몰래 움트는 오관의 쾌락과
우글쩍거리는 탐욕을 뿌럭지째 뽑아
하늘의 불비늘로 태워주소서
좁은 마음창문 열어 이웃들 보게 하시고
주님의 날개 밑에서 노니는 저를
부디 쬐꼬만 티 끝이게 하소서
/김효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