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금소리

시 두레 2014. 8. 1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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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금소리

                   해방 직후 삽다리
                   공립국민학교 어린 시절

                   키가 작은 선생님
                   손끝에서 나오는

                   끊일 듯 이어지는 선율
                   가물가물 전해온다.

                   울창한 플라타너스
                   목이 마르던 운동장

                   맨 끝동 양철지붕 교실
                   창가에 앉아 있던

                   숙이의 머리카락이
                   나부끼는 풍금소리.
/이도현

   여름방학이 한참 지나면 학교가 궁금해졌다. 운동장은 얼마나 심심할까, 플라타너스는 키가 얼마나 자랐을까, 칠판이며 의자들은 또 얼마나 지루할까. 교실 한쪽을 지키던 풍금도 그리워진다. 풍금 잘 치고 노래 잘하는 생글생글 여선생님은 무얼 하고 계실까. 풍금도 심심하겠네….
   '공립국민학교' 시절이면 풍금도 귀했을 것. '선생님 손끝에서 나오는' 풍금 소리는 시골 꼬마들을 얼마나 매료했을까. '목이 마르던 운동장'을 지나는 선율을 따라가면 '숙이'가 앉아 있던 '맨 끝동 양철 지붕 교실'이 손에 잡힐 듯 선하다. 거기 숙이의 머리카락을 더 나부끼게 하던 풍금 소리가 있었다, 천상의 소리인 양!
   여행길에 마주치는 작은 시골 학교. 아담한 정문을 지날 때마다 울컥 몰려오는 게 있다. 도시 학교보다 애잔한 반딧불이 같은 그리움. 별로 잘난 것 없는 벗들은 어디서 오늘을 어수룩하게 건너고 있을까./정수자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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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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