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시 두레 2014. 8. 12. 05:21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종소리


      외로움이 내게 다가와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은은하게 조금은 무뚝뚝하게
      외롭다고 한마디 하네

      외로움이 죽음에게

      내가프랑스 루르드 성당에서 사 온
      종을 살짝 쳐 주었는데
      그게 그렇게 깊은 물소리가 나는 거야

      다시 오면 이스라엘 성당 종을
      그 다음엔 연둣빛 새잎 하나를 손에 쥐여 주었는데

      그 담엔 내게 오지 않았어

      그 소리를 다 들으려면
      세 번의 생은 다 가야 할 테니……
/신달자

 

   이 시는 올해 유심작품상 수상작이다. 누구나 외로울 때가 있다. 외로워 흐릿해지고 무력해지고 미약해질 때가 있다. 시인은 그러할 때 종소리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쇠로 만든 종에서 희한하게도 흐르는 물의 소리가 나더라는 것이다. 맑은 생명의 소리가 나더라는 것이다. 시인은 가까이 다가온 외로움에게 새 생명의 연둣빛을 건네주기도 했다고 한다.
   종소리는 언제 들어도 신성하다. 영혼을 높고 거룩한 영토에 머물게 한다. 어둠으로부터 몸을 빼쳐 달아나온 새 생명의 움직임도 숭고하고 경이롭기는 마찬가지다. 종소리의 파동과 새잎의 움틈은 생 전체를 앓아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고통에 대해 선각(先覺)한 것이 있다 하겠다. /문태준 ; 시인/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자물쇠  (0) 2014.08.14
기억의 화살  (0) 2014.08.13
봄까치꽃  (0) 2014.08.11
閒中(한중)한가하다  (0) 2014.08.10
겨울 비 속으로  (0) 2014.08.09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