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잔디 위에 등을 지고 다리를 꼬아 세우면 하늘은 눈에 가득히 나를 덮는다.
북녘 하늘은 푸르기만 하다. 흰 구름 한 점이 나를 떠서 고향으로 옮겨간다.
산을 넘는 구름은 이제 나를 제자리에 내려놓고 홀로 산등성을 넘어가 버린다.
구름이 부러운 내가 슬프다. 구름은 그저 흘러가다가 울적할 때 머물러 울면 그렇게 맑게 개고 청명한, 무심의 본연이 되는데, 팔베개하고 누워있는 천근의 마음은 나를 떠나지 않고 납덩이처럼 무겁다.
생각할수록 무거워지는 내 마음, 그 갈 곳은 어딘가? 뒤따른 구름은 애달픈 나를 비웃는 듯 거침없이 흐른다.
또 한 번 고향의 강바람 냄새가 그립다. 파란 바다의 수평선이 그립다. 그 끝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그립다. 해풍에 실려 온 싱그러운 고향 냄새를 맡으려는 뜬 생각, 구름에 얹혀 가기를 바라는 뜬구름만 못한 내 인생이 서글프기 그지없다.
나는 처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얼마 남지 않은 날에, 소시에 품었던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은 멀기만 하고 잡을 수 없어서 더욱 무겁다.
내 삶은 뜬구름처럼 가벼워야 하련만 왜 이리 무거운 마음일까? 희망을 버릴 수 없는 희망, 그 길은 점점 멀어만 간다. 아득하다.
삼단처럼 쏟아진 잔디 채를 잡고 둔덕 위에 올라 바라보던 바다, 그 위에 뜬구름은 허허바다를 가로질러 수평선으로 밀려 뭉게구름과 합쳐질 때 난 먼 앞날을 꿈꾸며 구름이 닿는 곳, 그곳이 내가 갈 곳인 것처럼, 그리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이제 사그라지는 불길처럼 혈기는 잦아지고 가슴 터지던 희망은 나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돌덩이도 으스러뜨릴 패기는 기진맥진 바람 빠진 풍선처럼 숨죽었고 수박처럼 청량한 숨결은 세파에 짓눌려 시궁창 냄새를 내뿜는다.
어찌하랴! 반쪽의 삶, 그쪽 위에 무엇을 그리고 무엇을 쓰겠는가!
애달프다 내 삶이여!/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