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 옷

외통넋두리 2019. 8. 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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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겁결에 대답은 했지만 그렇게는 할 수 없었소.

당신 옷을 함양 마천 처녀 의 올케에게 부쳐달라는 인천 처형의 부탁을 들어 드릴 수가 없어서 거절했소 .

손이 떨리고 눈물이 비 오듯 하였소 .

이런 내 모습이 새아기에게 보일까봐 눈물샘을 닫아야 했지만 열려있는 눈물샘이 닫치질 않았소 .

그칠 줄 모르고 흘러내렸소 .

처형의 소리가 마치 당신 몸을 해체하여 뿔뿔이 흩어 놓는 것 같이 들려왔기 때문이요 .

처절한 통한을 느꼈소 .

눈물을 머금고 수화기를 들고 목메는 소리로 나는 못하겠소 .

그러니 처 형제들이 나 없을 때 와서 하시오 .

나 없을 때 .

몇 번이고 다짐하였소 .

처형께서는 너무나 가혹한 부탁을 내게 한 것 같았소 .

웬만하면 처형의 말이기에 들으려고 했는데 말이요 .

당신 몸을 찢어발기는 것 같아서 차마 나는 못하겠다고 단호히 그것도 즉시 거절하였소 .

어쩌면 당신의 영혼이 나를 이렇게 사로잡고 있는지 ! .

참으로 이상하오 .

그토록 간절할 줄은 살아생전엔 미처 몰랐소 .

그러니 이제 무슨 소용이 있으랴마는 살아 있는 나의 고통 ,

저주를 받는 듯하오.

너무나 일찍 떠난 당신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당신이여 천상에서 굽어보아 그곳에서나마 이승의 못다 한 한을 풀어보구려 .

오늘 술 한 잔 먹고 그냥 넘길 수 없어서 당신께 이렇게 쓰오./ 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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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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