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7.991027 진혼8 눈물 여보 . 벌써 한 달하고도 사흘이 지났구려 . 얼마나 외로웠소 . 열심히 기도하고 힘껏 부르짖었소만 그 소리 들었는지 , 내 소리 메아리치지 않구려 . 어제 수앙이네를 다녀왔소 . 수앙이는 당신이 바라던 대로 공주같이 화려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이 아직은 성숙되지 않은 것 같소 . 그 환경을 만들려고 날 밤을 새워가면서 가슴이 요동치는 흥분과 외로움을 겼었듯이 나 이제 무진으로 노력 하고 있소 . 지금 당장은 당신 뜻대로는 안 되지만 머지않아 이루어 질 것이요 .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이요 . 이 서방도 무척 잘하고 있소 . 그러니 수앙이는 행복할 것이요 . 웬지 당신의 빈자리가 그렇게 허전하게 느껴지는 이즈음이오 . 예전에는 미처 몰랐소 . 오늘아침 밥상 앞에서 , 애들 보는 앞에서 기어이 눈물을 보였구려 . 여보 , 나는 강인하고 매정하고 냉혈적인 사람인 것을 자인하면서도 그 벽을 파고드는 고독의 파도는 막을 길이 없구려 . 당신 그림자래도 좋으니 꿈에라도 나타나서 나를 좀 위로해주구려 . ‘ 청평 ’ 가는 구실을 만들어서 다녀오는 길에 당신에게 갔었소 . 심어놓은 국화꽃생화에 물도 주었소 . 그리고 잔디에 물도 뿌려 주었소 . 비석과 주위의 석물도 닦아주었소 . 여보 ! 내 손길을 느끼지 않았소 ? 아무리 눈물을 흘려도 당신의 목소리는 드리지 않았는데 , 왜 발은 떨어지지 않는지 . 몇 번이고 맴돌다가 돌아왔구려 . 또 구실을 만들어서 가고 싶구려 . 꽃도 사 가겠소 . 그 때까지 기다려주오 . /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