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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1.991113 떠나는 혼 오늘 영혼마저 곁을 떠나는 날이구려. 육신의 미련은 삼키지만 영혼마저 내 곁을 떠나다니 너무나 허전하고 외롭구려. 하늘에서 지켜보는 내 모습, 처량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당신을 잊으려고, 지우려고, 고개를 흔들어도 되지 않는, 각인된 자국, 정(釘) 소리 요란하게 파 들어간 당신의 전부를 무엇으로 털고 무엇으로 파내어 메운단 말이요. 말해보시오. 알려주시오. 당신의 아량으로 내 영혼에 패인 당신의 모습을 어떻게 지워보구려! 아직도 그 날 밤새도록 손 비비며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당신의 모습이 떠나지 않는구려. 아무렴 이승보다 몇 만 배 몇 억 배 낳은 낙을 누리리라 믿지마는 아직은, 나는 여기 이렇게 남아 있어서 당신을 못 잊고 있으니 당신이 나를 데려가든지 아니면 당신이 환생하든지, 어서어서 서두르시오. 당신은 떠나면서 왜 나만 홀로 있게 하느냐 말이요. 거듭 말하거니와 데려가든지 다시 오든지 하구려. 당신의 힘으로 뒬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소. 도량을 보이시오. 선한 우리마누라여. 비노니 나를 당신과 함께 있게 하구려. 아니면 잊도록 해주시오. 언젠가는 다시 만나서 그때 그 사정을 말하리다.//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