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못해본 아쉬움, 그날 난로가 그리워 오네
언 하늘이 깨지는, 무쇠 꼬챙이 움켜쥔 동무
저 불호령 종소리, 고집 드러낸 또래의 내기
귀 닫아도 울림은, 귀청 요동에 가슴만 철렁
나 이번만 하리니, 오늘 당번을 끈기로 버텨
저 배포로 오로지, 저만 떠안고 나날이 혼자
곧 눈감고 발버둥, 모두 내밀고 느긋이 지켜
귀 볼때기 치고파, 후려 하늘에 날리는 마음
눈 흘기며 나가니, 하얀 마당엔 눈총만 가득
늘 그렇듯 위엄찬, 교장 훈시를 교실서 듣는
너 지금은 어디냐, 무엇 하는지 알고픈 오늘
참 걸맞은 지킴이, 질긴 배포를 나만은 아니
이 아련한 그리움, 언제 풀어서 부둥켜 볼까!
나 못해본 아쉬움, 친구 보고파 사무쳐 오네.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