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
문을 닫은 지 오랜 상점 본다.
자정 지나 인적 뜸할 때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인형
한 때는
옷을 걸치고 있기도 했으리라
그러나 불현듯 鬼氣가 서려오고
등에 서늘함이 밀려오는 순간
이곳을 처음 열 때의
여자를 기억한다.
창을 닦고 물을 뿌리고 있었다.
옷을 걸개에 거느라
허리춤이 드러나 있었다.
아이도 있었고 커피 잔도 있었다.
작은 이면도로 작은 생의 고샅길
오토바이 한 대 지나가며
배기가스를 뿜어대는 유리문 밖
어느 먼
기억들이 사는 집이 그럴 것이다.
어느 일생도 그럴 것이다.
/박주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