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계
신은 침묵으로 그저 모든 것을 용서하시면서
보이지 않는 한 자리에
부동자세로 존재하시고 있는 거로 알고 있지만
사람은 어찌하여 서로 용납하지 못하고
서로서로를 묶어서
자유롭지 못하는지
사람이 사람일수록 민감해지는 것은 양심
양심을 산다는 것은 인간을 산다는 거
자기 자신을 산다는 거
부끄럽지 않은 자기 존재를
맑게 자유롭게 산다는 거
아. 양심을 산다는 건
숨어 있는 자기를 산다는 거
그것은 사람의 세계에서
신을 산다는 거
신분은 없어도
가난은 해도
/조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