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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000827 매봉산과 덕주골

매가 많아 매봉인가
매가 되어 매봉인가
매가 앉는 바위인가
꿩이 숨는 바위인가
기상 닦아 호령하고
한숨 실어 날리거라

동네 방네 다돌아도
매봉 꼭지 못속이네
이집 저집 살림살이
내손 바닥 손금일세
꼭지 바위 지켜보니
동네 인심 넘쳐나네

바라 보면 동해바다
비껴 보면 황금들판
뒤로 솟은 사깟봉이
구름 갓을 벗으려네
풍년 빌은 기우제가
비도 주고 볓도주네

매눈 보다 밝은내눈
닭도 보고 소도보네
작은 댁은 고추널고
우리 집은 절구찟네
홰친 닭이 우는소리
뉘집 일까 귀기우네

철길 따라 오는기차
연기 속에 개미걸음
철교 건너 강터고개
미끄 러저 내려오네
우리 고모 오실때다
마중 나갈 차비하자

동무 들아 내려가자
우리 고모 섭섭할라
아름 주어 엽착가득
우리 엄마 이가히네
매봉 위에 바위가득
가슴 속에 하늘가득

연대 봉에 반무지개
희역 섬에 파도지네
솔섬 끝에 가자미배
제방 끝에 밀려오네
수평 선위 화륜선아
매봉 바위 보이느냐

물을 막아 염성인가
강을 껴서 염성인가
물을 둘러 성을치고
산을 뫃아 병풍첬네
내가 나고 내가묻일
우리 조상 집터일세



‘덕주꼴’은 우리 섶이 있고, 우리 증조부모 묘소(墓所)가 자리한 곳이므로 반드시 한해 한번은 가야 하는 곳이다.

거기에 딸린 작은 밭뙈기에는 늘 산나물이 자라고 있어서 어머니의 한 섞인 타령이 흘러나오는 곳이다.

집에서 한 십 리 남짓한 곳을 몇 개의 언덕을 넘어서야 비로써 산발치 끝에 다다른다. 여기서부터는 새 골짝으로 접어드는 우마차 길이 바닷가 신작로에서 잇달아 올라오는데, 이 길로 들어서서 다시 산 허리께 올라서야 우마차 길이 끝난다.

여기부터 시작되는 오솔길은 비탈을 거듭한다. 나뭇가지를 잡고, 튀어나온 나무뿌리를 디뎌야 올라갈 수 있는 곳도 두어 곳이 있다. 샘도 만나고 산딸기도 훑어가는, 우리 식구만이 다니는 우리길이다.

어린 나에게도 산행은 마냥 즐겁고 신났다. 어머니와 둘이, 때론 아버지와 둘이, 성묘 때를 빼고는 언제나 아버지와 어머니는 바뀌었지만, 나는 그때마다 빠짐없이 따라붙어서 외롭지 않게 산에 오르도록 도왔다. 생각해 보면, 멀고 험한 비탈길을 홀로 보낼 수 없었든 서로의 따뜻한 마음에서, 나를 붙여 보냈을 것 같다. 섶에서 나무 짐을 지고 내려오실 때 혹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면 그 일을 내가 집에 알려야 하는 책무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산중에서 홀로 신음하는 아버지를 상상했을 것이고, 혹시라도 뱀에게 물려 홀로 길가에서 허둥댈 어머니를 아버지는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뜀박질해서 집에 알리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은연중 흐뭇했을 것이다. 얼마나 대견했을까? 또 얼마나 기뻤을까?

코흘리개를 슬하에 맴돌려서 이 일이라도 시킬 수 있는, 자그만 소망 하나에 흡족하셨으니 그 심성인들 하늘에 닿지 않았을까? 그래서 나를 모질게 버티어 있게 하는지 모를 일이다.

어버이시여! 당신들의 바람이 언제 이루어졌습니까! 훌쩍 사라진 당신들의 바람 허공에….

하늘이여 굽어보소서!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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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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