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1

외통궤적 2008. 5. 25. 09:09

글 찾기 (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1494.001114 생명 1

무릇 생명이란 유한한 것이 그 첫째 조건이다. 이것도 모르고 덤벼들어서 키워 보려든 수정(水晶), 크지 않았다고 야속해 했던 나다.

 

심어 놓은 수정을 며칠 걸러 보고 또 보고, 흙이 모자라서 그런가보다고 아예 묻어도 보고, 그곳을 뻔찔나게 오가며 들여다보곤 했다.

 

그 때마다 얼마나 컸는지 확인했던, 그 어릴 때의 생각이 불현듯 난다.

 

설사 석순같이 자란다고 하드래도 내가 눈으로 불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그렇게 믿고 그렇게 행한 내 순진성을 지금이라고 해서 탓할 수는 없으리라.

 

산에서 들에서 수정만 보면 사족을 못 쓰던 내 열의가 지금은 수정같이 반짝이지도 못하고 수정같이 맑지도 않다.

 

순이 있고 몸통이 있고 뿌리가 있는 수정은 자라나서 보배롭게 나를 반길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심었고 가꿨다.

 

그 수정이 지금쯤은 제법커서 땅위에 뾰족이 머리를 내밀 것 같은 긴 세월도 흘렀다.

 

어찌하랴. 그토록 갈망했던 그 수정을 찾을 수도 만날 수도 없다. 모름지기 내 마음을 아는 수정은 크게 자라고 제몫을 다할 것이다.

 

앞집의 감나무는 접을 부쳐서 고염이 감이 됐단다. 이 소리를 들은 나는 즉시 감나무가지를 칼로 도려서 배나무에 접 부치는 기상천외한 접 부치기도 실행했다.

 

당연히 가지는 죽었고 내 마음은 섭섭하고 울적했다.

 

생명을 모르면서 생명을 희구했든, 욕심 부린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니 양 입가가 볼 위에 바싹 올라간다. /외통-

 

이상은 천국을 낳는다.(밝은 사회)

 



'외통궤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삿날  (0) 2008.05.26
성묫길  (0) 2008.05.25
천방지축  (0) 2008.05.24
  (0) 2008.05.23
엿단지  (0) 2008.05.22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