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1 광

외통프리즘 2008. 6. 3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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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1 광(試驗狂)

1738.001217 시험1 광(試驗狂)

시험쟁이라고 해야 옳을 것을 그랬나보다. 학생이 시험 치르기를 좋아하기란 만무하고 선생이 그렇다면 응당 시험쟁이래야 맞는 것 같다.

 

쟁이는 전문적인 분야를 이르니 '회양' 출신 박 선생님은 일찍이 없었던 좋은 의미의 시험제일주의자며 쟁이다. 매 시간 끄트머리를 시험지로 때우고 이를 다음 날 일과가 끝난 다음 드넓은 운동장 한 복판에 우리를 데리고 나가서 나누어주는데, 볼만하다.

 

되도록 빨리 이름을 부르면서 시험지를 날리며 뒷걸음치면 학생은 자기 시험지를 땅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달려들어서 낚아채는 식이다.

 

이게 하도 이골이 나다보니 선생님은 뒤 걸음걷기 선수가 되고 학생은 날아가는 종이 낚아채기 명수가 된다.

 

이 시험 실시방법은 꽤나 신선한 방법으로, 채택의 여지를 학교 측에 제공했는지는 몰라도 시험이라는 격조를 조금은 떨어뜨린 것 같은 것이 지금의 내 생각이다. 시험은 관문 통과의 수단이지 지식 함양의 방법은 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렇다. 목적과 수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시험 공포증을 해소하리란 생각은 애초부터 빗나간 것이다. 시험을 자주 본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어진다면 일 년 열두 달을 시험으로만 일관한들 무슨 상관이 있으랴만 그런 시험의 마지막 날 마지막장이 어떤 중대한 변수를 가져오는,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라든지 서열을 결정하는 것이라든지 할 땐 마음이 굳어지고 가슴이 뛰게 되기는 매일반이다.

 

시험이 놀이가 될 수 없고 밥 먹는 것처럼 쉽다면 이미 시험이 아니다. 왜냐하면 안 치러도 될 것을 치렀기 때문이다.

 

몰려드는 무리를 우리가 약속한 대로 거르거나 우리가 약속한대로 격하시키는 약속의 관문이다. 그러니 시험을 없애려면 이 약속을 없애야 한다. 약속이란 자격과 서열의 결정방법이다.

 

이것이 필요 없는 사회, 즉 지적수준이 미미하거나 아예 신격화된 사회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리라고 본다. 일 응 인간들의 문명사회가 이 거르는 방법에 의해서 정연한 질서가 유지되고 사회구성이 이루어지며 이끌리는 것이니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지적 발달이 될수록 이 방법 이외에는 없다고, 할 것이지만 그 실은 엄청난 재앙을 자초하고 싸워서 대량 희생되는 자궤(自潰)의 길을 걷는 단초가 이것, 또한 이것 시험이다.

 

이것이 없는 사회는 단적인 희생으로 대량학살과 살육을 예방하고 평화를 유지시킨다. 다만 약간의 힘의 논리가 있을 뿐이다. 그래도 시험강박으로 자살하는 일은 꿈에도 없다. 우리는 이런 가능성을 보아왔다. 미달일 경우는 다만 자격에 한정짓고 그것도 안 되면 이번에는 아예 예비과정을 두면 된다.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모르지만 수용 할 수 있는 만큼 넓힌다. 그러면 언제나 들어갈 수 있고 맥이 빠져서 시험 강박이 없어진다. 그러면 다른 자격시험은 어떻게 하나. 가설로, 그것도 그냥 하고 싶은 대로하라고 하자. 그러면 수급원리에 따라서 자연소멸 생성 될 것이 아닌가. 다만 그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 혼란은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그래도 잘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상극이 돼서 분란이 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답답하다.

 

이 시대가 있기까지 수만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마련된 시험을 아무리 되뇌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으랴마는 자살하는 젊은이의 출현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래도 민주적인 방법이 이 시험이니까.

 

아니면 원시적인 방법으로, 힘 있는 이는 그의 방법, 힘없는 이는 나름의 그 방법, 그런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선생은 기억이 없는데 박 선생님만 유독 기억되는 것은 시험을 유별나게 치르게 함으로써 나로 하여금 시험이라는 공포를 이겨내는 뇌신경을 따로 만들도록 했으나 잘못돼서 유별난 선생으로만 기억됐나보다. 시험장은 여전히 공포의 장이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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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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