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이 생겼대서 도려내고
살다가 빈혈이라 수혈하고
시나브로 영양제 맞았는데
암이라니.
견디며 고통만을 잇는 아내
반듯한 날 없이, 마음은 늘
구름 끼고 비 내렸을 텐데
참아내니.
진눈깨비처럼 질척인 나날
싸늘하게 언 찬 마음, 이제
울 바람 따뜻하게 막았으니
평안할까.
탯줄은 코 줄로 바뀌어도
삶은 하나, 이어갈 목숨은
입의 즐거움, 콧줄은 떼어도
모래알 죽.
모래알 죽도 억지 삼키니
녹이고 삭여 넘겨서 평안
그만해도 아내 유기체로
머물려나.
딸의 짝을 찾으려는 안달이
아내는 절룩여 걸어야 했고
애달프게 기다려야 했으니
외손자는.
종래에 껍데기 나의 고향
마을에도 가봐야 하겠기에
기다림은 온통 아내의 삶
숨 가쁘다.
아내의 기다림은 사는 것
그래서 삶은 움직이는 것
지금 주저앉으면, 어쩌나
눈물지네.
사위도, 손자도, 시숙들도
못 보고 말기에, 기 쓰고
가쁘게 숨돌려 빌고 빈다.
하늘에다.
하나, 내 기다림의 눈앞인
아내의 팔죽지가 가벼워서
내 손아귀 헐거우니 빈손
애처롭다.
눈앞에 있어서 기를 보태도
눈길은 마주침 없이 빗가며
발바닥 닿는지 살피는 아내
못 미친다.
그래도 걸어야 산다기에 꼭
아내는 이어 비척거리며 늘
살아야 기다릴 수 있다기에
꿈적인다.
허공을 휘저어도 풀리지 않는
아내 마음 가늠하는 내 마음
절여지며 소금기만 가라앉아
하얘진다.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