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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4.970731 삶은 움직임 담석이 생겼대서 도려내고 살다가 빈혈이라 수혈하고 시나브로 영양제도 맞았는데 암이라니. 견뎌내며 고통의 날을 잇는 아내 반듯한 날 없이, 마음은 늘 구름 끼고 비 내렸을 게다. 진눈개비처럼 질척였고 얼음처럼 싸늘하게 언 마음에 이제, 따뜻한 울 치고 바람 막았으니 녹이고 흠치고 삭여서 평안이 머무나. 탯줄은 코 줄로 바뀌었어도 삶은 하나 이어갈 목숨은 입의 즐거움인데 코 줄은 떼었어도 죽은 모래알 인 것. 모래알 같은 죽이라도 삼키니, 그만해도 아내는 유기체. 딸의 짝을 찾으려 아내는 걸어야 했고 나지 않은 손자를 보려고 아내는 기다려야 했다. 종락에는 껍데기 나의 고향도 가봐야겠기에, 기다림은 온통 아내의 삶이다. 기다림은 사는 것 삶은 움직이는 것. 지금 주저앉으면 아내는 영영 사위도, 손자도, 시숙들도 못보고 말겠기에 아내는 기를 쓴다. 허나, 내 기다림은 눈앞에 있어서 기를 보태는데, 아내의 팔죽지가 내 손아귀에 헐거워서 애처롭다. 그래도 걸어야 산다기에 비척거린다. 살아야 기다릴 수 있기에 꿈적거린다. 아내 마음 가늠에 내 마음 졸여서 소금기만 하얗다. /외통-
6744.970731 삶은 움직임
담석이 생겼대서
도려내고
살다가 빈혈이라
수혈하고
시나브로 영양제도
맞았는데
암이라니.
견뎌내며
고통의 날을 잇는 아내
반듯한 날 없이,
마음은 늘
구름 끼고 비 내렸을 게다.
진눈개비처럼 질척였고
얼음처럼 싸늘하게 언 마음에
이제, 따뜻한 울 치고
바람 막았으니
녹이고 흠치고 삭여서
평안이 머무나.
탯줄은
코 줄로 바뀌었어도
삶은 하나
이어갈 목숨은
입의 즐거움인데
코 줄은 떼었어도
죽은 모래알 인 것.
모래알 같은 죽이라도
삼키니,
그만해도
아내는 유기체.
딸의 짝을 찾으려
아내는 걸어야 했고
나지 않은 손자를 보려고
아내는 기다려야 했다.
종락에는 껍데기 나의
고향도 가봐야겠기에,
기다림은 온통
아내의 삶이다.
기다림은 사는 것
삶은 움직이는 것.
지금 주저앉으면 아내는
영영
사위도, 손자도, 시숙들도
못보고 말겠기에
아내는 기를 쓴다.
허나, 내 기다림은
눈앞에 있어서
기를 보태는데,
아내의 팔죽지가
내 손아귀에
헐거워서 애처롭다.
그래도 걸어야 산다기에
비척거린다.
살아야 기다릴 수 있기에
꿈적거린다.
아내 마음 가늠에
내 마음 졸여서
소금기만 하얗다.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