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시

시 두레 2010. 2. 12. 16:16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인생 시



+ 어제는 비, 오늘은 태양

보슬보슬 가랑비 오는 날엔
가랑비에 젖고

소낙비 쏟아지는 날엔
소낙비에 흠뻑 젖자

꽃 피는 날에는
꽃구경 가고

꽃 지는 날에는
슬픔에 잠기자

단풍 곱게 물드는 날에는
단풍구경 가고

낙엽 지는 날에는
낙엽 진 오솔길을 걸어가자

산들바람 시원한 날엔
언덕에 오르고

찬바람 쌩쌩 부는 날엔
들판을 힘껏 달리자

어제는 비
오늘은 태양

이렇게 한세월 굽이도는
새콤달콤한 시간 여행

이것이
우리의 인생살이

우리의 사랑살이 또한
그러하리라

===========================

+ 인생

어차피 살아야 할
인생이라면

눈물 같은 소주를 마시며
잠시 슬픔과 벗할지언정

긴 한숨은
토하지 않기로 하자

아롱아롱 꽃잎 지고서도
참 의연한 모습의

저 나무들의 잎새들처럼
푸른빛 마음으로 살기로 하자

세월은
훠이훠이 잘도 흘러

저 잎새들도
머잖아 낙엽인 것을


==================================

+ 인생의 길

인생의 길은
산행(山行) 같은 것

가파른 오르막 다음에는
편안한 내리막이 있고

오르막의 길이 길면
내리막의 길도 덩달아 길어진다

그래서 인생은
그럭저럭 살아갈 만한 것

완전한 행복이나
완전한 불행은 세상에 없는 것

살아가는 일이
괴롭고 슬픈 날에는

인생의 오르막을 걷고 있다고
마음 편히 생각하라

머잖아 그 오르막의 끝에
기쁨과 행복의 길이 있음을 기억하라

내가 나를 위로하며
한 발 한 발 걸어가는

인생의 길은 그래서
알록달록 총천연색 길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는
고달파도 고마운 길

오!
너와 나의 인생의 길이여


=====================================

+ 어쩌면 삶은

어쩌면 삶은
꿈일지도 몰라

잠시 한순간의
꿈일지도 몰라

목숨 붙어 있는
찰나의

더러는 기쁘고
더러는 슬프고

더러는 사랑하고
더러는 미워하는

웃음 한 송이
눈물 한 방울의

가슴 미어지는
꿈일지도 몰라

어쩌면 삶은
꿈일지도 몰라


===================================

+ 인생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잎새들 뒤척이며
잠시 흔들리다가도

바람이 자면
저리도 잠잠히

고요의 기둥으로
서 있는 나무들

그래, 한세상
나무처럼 살다가 가자

잔잔한 일상이나
삶의 풍파 몰아치는 날에도

그저 마음의 중심 하나
꼬옥 움켜잡고

´나´라는 존재
이 광활한 우주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살다가 가자


=============================


+ 길

찬란한 정상을 꿈꾸며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몇 해 전부터
산을 가까이 벗하면서

한 가지
깨달음을 더 얻었다

깊은 계곡을 품고서야
산은 비로소 산이라는 것

산봉우리에 닿기 위해서는
내리막과 오르막의

모든 길을
기쁘게 걸어야 한다는 것

오르막에 잠시 쉬었다 가라고
손짓하는 내리막이 있어

더러는 고달픈 인생의 길도
걸어갈 만하다는 것



=================================

+ 인생

한세월 굽이돌다 보면
눈물 흘릴 때도 있겠지

눈물이 너무 깊어
이 가슴 무너질 때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잊지 않으리

꽃잎에 맺힌 이슬에
햇빛 한 자락 내려앉으면

그 꽃잎의 눈물이
어느새 영롱한 보석이 되듯

나의 슬픈 눈물도
마냥 길지는 아니하여

행복한 웃음의
자양분이 되리라는 것을


===============================

+ 참회록

바로 코앞에 들이댄
신문의 글자들이 흐릿할 만큼

몸이
서서히 망가지는

나이 오십 줄에 들어
뒤늦게 벼락같이 깨닫는다

나의 사랑은
긴 세월 가뭄이 들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남몰래 흐르는

새벽 이슬처럼 맑은
그 한 방울의 눈물이 없어

늘 팍팍하게
메마른 이 몹쓸 가슴


=============================

+ 바람

지금까지 살아 온 날들
가만히 뒤돌아보니

허공에 휘익
한줄기 바람이 스쳤을 뿐인데

어느새 반백 년 세월이
꿈결인 양 흘러

나의 새까맣던 머리에
눈꽃 송이송이 내리고 있네

바람에 꽃잎 지듯
생명은 이렇게도 짧은 것을

덧없는 세월이기에
어쩌면 보석보다 소중한 목숨

이제는 마음이야 텅 비워
바람 되어 흐르리라


=============================================

+ 이슬, 그리고 눈물

동터 오는 새벽녘
꽃잎에 맺힌
이슬은 얼마나 영롱한가

영혼이 맑은 사람의
눈동자에 어린
눈물은 얼마나 순수한가

이슬이 있어
눈물 같은 이슬이 있어
꽃잎은 더 아름답고

눈물이 있어
이슬 같은 눈물이 있어
영혼은 더 깊고 순결하다

오!
찬란한 햇살이여
그 눈물에 입맞춤하라


===============================================

+ 무너지지 않는다

지상을 거니는 내 생의 발걸음이
가끔은 휘청거릴지라도

하늘을 우러러
나는 쓰러지지 않는다

어느 누구에게라도
쓸쓸한 삶의 뒤안길은 있는 법

살아가는 일이
이따금 실타래처럼 얽혀

많이 힘들고 괴로운 날에도
살아갈 이유는 남아 있다

맑은 날이나 흐린 날에도
높이 걸려 있는 하늘

사시사철 변함없이
참 의연한 모습의 산과 나무들

따습고 보드라운 햇살
포근한 달빛의 위로를 받으며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한,
나도 무너지지 않는다


===============================

+ 석양(夕陽)

서산 마루를 넘어가는
석양은 아름다워라

생명의 마지막 한 점까지 불살라
기막힌 노을 빛 하나 선물하고

아무런 미련 없이 세상과 이별하는
저 순하디순한 불덩이

한낮의 뜨거운 태양은 눈부시지만
석양은 은은히 고와라

내 목숨의 끝도
그렇게 말없이 순하였으면!

/ 정연복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수채화  (0) 2010.04.11
오늘  (0) 2010.03.02
밥/모래  (0) 2010.02.06
성경  (2) 2010.02.03
내가 뛰어 가던 바다는  (0) 2009.11.18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