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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유리창이 만든
한 폭의 수채화
선연하게
피어나는
고향의 산마을
나뭇잎에 달린
은빛 물방울 속으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
물결따라
풀잎 위엔
무지개 뜬다
그 울음으로
흘러오는
영원이란 음악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잡히지 않는 것들을
속삭이는 빗소리
내가 살아온 날
남은 날을
헤아려 준다
창은 맑아서
그림을 그린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