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두레 2016. 6. 21.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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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강돌이 있다

 

돌의 나이테는 돌 바깥에 있다

 

돌의 나이테는

닳아 없어진 만큼 있다

 

돌의 나이테 속에 돌이 있다

 

점점 시야가 흐려진다 /함민복

 

   강돌에는 흘러간 물의 물살이 기록되어 있다. 빠르고 센 물살은 돌의 얼굴을 매끈하게 만들었다. 나무는 나이를 알 수 있는 둥근 테를 몸속에 만들지만, 돌은 나이테를 겉면에 새긴다. 작아진, 더욱 매끈해진 돌일수록 나이가 많다. 점점 몸집이 작아지고 겉쪽이 반드럽게 되면서 돌은 고령에 이른다.

    돌의 나이테는 무엇일까? '돌에'를 읽어보면 시인은 '돌에는/ 세필 가랑비/ 바람의 획/ 육필의 눈보라/ 세월 친 청이끼// 덧씌운 문장 없다/ 돌엔/ 부드러운 것들이 이미 써놓은/ 탄탄한 문장 가득하니'라고 썼다. 아마도 돌의 나이테 문양은 이들의 기록이 아닐까 싶다.

  닳아 없어짐의 기록, 그것이 돌의 나이테다. 낡고 줄어든 돌은 모질고 거친 세파를, 풍상을 보여준다. 돌에는 눈이 점점 멀어진, 늙어 시력이 나빠진 사람이 살고 있다.//문태준 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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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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