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와 향내

시 두레 2016. 6. 18.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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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와 향내

                    사람은 늙을수록 군내가 나나보다

                    아내는 나한테서 냄새가 난다하며

                    향수를 농약 뿌리듯 내 몸에다 뿌려댄다.

 

                   사실은 아내도 군내가 나긴 난다

                   오래된 간장 냄새 잘 마른 건초 냄새

                   묵어서 깊은 그 냄새, 갈수록 나는 좋다.

 

                   향내도 미워지면 군내로 변하듯이

                   군내도 사랑하면 향내로 될 터인데

                   아내는 사랑이 마른 우물이 됐나 보다. /김원

     군내는 두려운 냄새. 몸의 군내를 늘 살피지만 더 경계할 것은 삶의 군내다. 지하철의 짙은 향수처럼 향내도 지나치면 공해라 조절이 필요하다. 이래저래 신경 쓰이는 우리 몸과 삶의 동반인 '군내와 향내'. 군내는 '늙을수록' 늘어 '향수를 농약 뿌리듯' 하는 '아내'도 있는 게다. 슬며시 깨무는 웃음 끝에 최고의 향내 같은 게 오래 남는다.  

   그런데 더 새겨보게 하는 향내도 있다. 긴 살림에서나 배어나올 '오래된 간장 냄새 잘 마른 건초 냄새'라는 아내의 군내에 슬쩍 끼치는 또 다른 냄새. 하지만 '군내도 사랑하면 향내'가 됨을 알 만한 아내는 이제 '마른 우물이 됐'는지 모른 척 향수나 뿌려댄다. 그 손길이 어떤 향수보다 그윽한 삶의 향내요 아내의 향수임을 즐기겠지만.// 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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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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