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노래

시 두레 2016. 6. 15.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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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노래
                                        
1
밭은 해마다
젖이 많은 엄마처럼
아이들을 먹여 살립니다

배추 무 상추 쑥갓
감자 호박 당근 오이
수박 참외 토마토 옥수수

아이들의 이름은
참 많기도 합니다

2
비 온 뒤
밭에 나가니
땅 속을 몰래 빠져 나온
아기 홍당무가
흙 묻은 얼굴로 웃고 있다가
나에게 들켜서
얼굴이 더 빨개졌습니다


"나 좀 씻겨 줘" 하길래
방으로 데리고 왔더니
내 책상 위에 앉아
날마다 밭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3
비 온 뒤
밭에 나가면
마음도 흙처럼 부드러워집니다

흙 속에 꿈틀대는 굼벵이도
오늘은 정답게 느껴집니다


다시 보는 햇빛 아래 흙을 만지면
말 잘 듣는 어린이의
착한 마음이 됩니다

4
아침부터 하양 나비가
밭에서 춤을 춥니다

하얀 감자꽃 위에
살포시 앉아
생각에 잠긴 흰나비
먼데서 보니

꽃과 나비가 하나입니다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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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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