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薄醉(박취)술을 조금 마시고

薄醉西湖酒 (박취서호주)                      마포 술을 조금 마셔 취하고

高樓枕簟淸 (고루침점청              높은 누각 대자리에 풀썩 누웠네.

無停水空逝 (무정수공서      쉬지 않고 강물은 하염없이 흘러갔는데

欲墮月猶明 (욕타월유명)           지려 하는 달은 여전히 밝기만 하네.

船語侵籬過 (선어침리과)          뱃전의 대화 소리 울타리를 넘어오고

漁燈繞砌生 (어등요체생        고기잡이 등불이 섬돌을 둘러 켜지네.

風烟極瀟灑 (풍연극소쇄)          풍경과 안개가 너무도 맑고 깨끗하여

卜築背孤城 (복축배고성)            외로운 성을 등지고 집터를 잡았네.

  영조 때의 이름 있는 시인 봉록(鳳麓) 김이곤(金履坤·1712~1774)이 서울 마포에 살 때 지었다. 당시 마포는 술집이 번창하였다. 그 술을 조금 마시고 얼큰해지자 높다란 누각에 올라 대자리 위에 누웠다. 얼마나 잤을까? 누각 아래 한강은 밤새도록 무심히 흐르고, 새벽이 가까워져 왔건만 달은 여전히 환한 빛을 뿌린다. 한강에는 벌써 배들이 떠서 뱃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울타리를 넘어 들어오고, 고기잡이배들은 어등(漁燈)을 켜 섬돌 아래 반짝거린다. 성곽을 벗어나 강가 마을 마포에 집을 정하고 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평소 내가 왜 여기에 집을 정해 살고 있는지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술에 조금 취해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나자 되살아난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식이 어때서?  (0) 2016.06.14
밤의 얼굴  (0) 2016.06.13
노고단 원추리꽃  (0) 2016.06.11
반지  (0) 2016.06.10
바람 부는 가을 숲으로 가자  (0) 2016.06.09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