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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 사랑의 뜨거움이 불볕더위의 여름과 같을까. 여름 속에 가만히 실눈 뜨고 나를 내려다보던 가을이 속삭인다. 불볕처럼 타오르던 사랑도 끝내는 서늘하고 담담한 바람이 되어야 한다고 눈먼 열정에서 풀려나야 무엇이든 제대로 볼 수 있고 욕심을 버려야 참으로 맑고 자유로운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어서 바람 부는 가을 숲으로 들어가자고 한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