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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가파른 길 아랫도리 꽤 벗은 나무들이 허연 다리를 꼬고 앉아 인파들을 바라보고 있다 나무들이 마른 무릎을 펴고 발가락뼈까지 꼬아 내어 준 길을 사람들은 오늘도 제 뿌리는 몸속에 깊이 감춘 채 또 다른 뿌리 터를 찾으려 갓바위를 오른다 불온한 아랫도리를 서슴없이 벗어 던지고 계단 길을 쓸고 있는 나무 보살 앞에 숨겨진 내 몸의 뿌리가 후끈 달아오른다 뜨거운 불 속이다 /손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