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목

시 두레 2016. 5. 7. 04:42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연리목

                                  연분홍 바람소리

                                  시간을

                                  멈춰놓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뻐꾹새

                                  풀어놓고

 

                                  산그늘

                                  앞섶 여미는

                                  낙화암 위

                                  노부부 /김진희

 

   부부의 연으로 만난 이들에겐 해로(偕老)보다 큰 복이 없다고 한다. 해로에 이르기까지 인고도 적지 않겠지만 긴 동반 자체만도 더없는 축복이다. 공원에서 손잡고 산책하는 노부부를 마주칠 때마다 뒷모습을 자꾸 쳐다본다. 저 모습이 우리 부모님이라면. 부모를 남보다 먼저 보낸 사람은 다 그런 부러움으로 오랜 배웅을 하리라.

    '연분홍 바람소리'가 곱게 물드는 어버이날 즈음이면 더 절절해지는 마음. '시간을 멈춰놓'을 수 있다면, 되뇌던 시간을 넘어 남은 이들은 또 주어진 일상을 살아낸다. 그런데 가끔은 뭔지 일깨워주려는 듯 뻐꾹새마저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울어쌓는다. 앞에 계실 때는 왜 저런 말 한마디를 못 했을까.

   오늘따라 '산그늘/앞섶 여미는' '낙화암 위/노부부'가 더 은근한 기품으로 빛난다. 둘이 하나 될 때까지 연리목이 헤쳐 왔을 비바람도 헤아려본다. '연분홍' 빛과 '바람소리'가 하나로 고이는 봄날, 세상의 부모들께 바치는 꽃도 물이 잘 들겠다. 사랑한다고, 곳곳이 새삼 환히 피어난다.// 정수자 시조시인/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을 닮아  (0) 2016.05.09
寄家書(기가서)문안편지  (0) 2016.05.08
연못가에서  (0) 2016.05.06
뿌리의 학(學)  (0) 2016.05.05
누룩  (0) 2016.05.04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