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偶吟(우음)황혼 무렵 홀로 앉아

 

黃昏獨坐竟何求 (황혼독좌경하구)

                          황혼 무렵 홀로 앉아 무얼 그리 골똘한가.

咫尺相思悵未休 (지척상사창미휴)

                              지척에 임을 두고 안타까워 못 견디네.

 

月明夜沈千古夢 (월명야침천고몽)

                           달이 밝아도 밤 깊으면 천고의 꿈에 들고

好花春盡一年愁 (호화춘진일년수)

                  꽃이 고와도 봄이 가면 남은 해를 수심에 젖네.

 

心非鐵石那能定 (심비철석나능정)

                            쇠나 돌이 아니라서 마음 어찌 진정하며

身在樊籠不自由 (신재번롱부자유)

                           새장 안에 갇혀서 몸은 자유롭지 못하네.

 

歲色背人長焂忽 (세색배인장숙홀)

                       세월이 날 등지고 벌써 훌쩍 떠나나 보다.

試看橋下水東流 (시간교하수동류)

                     다리 아래 흐르는 물은 한 번 가곤 아니 오네.

 

19세기 초 여성 시인 죽서(竹西) 박씨(朴氏·1820 ~1851)가 지었다. 또 다른 호는 반아당(半啞堂)으로 생각이 있어도 드러내 말하지 못하는 처지를 비유했다. 말 못할 사연을 가끔 시로 표현하곤 했는데, 이 시가 그렇다. 지척에 그리운 사람이 있어도 만날 길이 없다. 달이 밝고 꽃이 고우면 무슨 소용인가. 때가 지나면 달도 꽃도 의미가 없다. 마음이 요동을 쳐도 몸이 자유롭지 못하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내가 어찌 지내든 세월은 잘도 가겠지. 다리 아래 물은 세월처럼 아랑곳없이 흘러간다. 나만 홀로 남았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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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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