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시

시 두레 2016. 3. 17.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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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시

                            우리 선생님 코 밑에

                            아침에 면도하고 온 수염이

                            꼬물꼬물

                            개미처럼 돋아나는 시간

 

                            모과나무 옆 급식실에서

                            밥 냄새가 몰려와

                            벌렁벌렁

                            대범이 콧구멍이 넓어지는 시간

 

                            무엇보다도

                            선생님 말씀을 골똘하게 듣는

                            내 짝 수지 왼쪽 볼에

                            콩닥콩닥

                            조그맣게 볼우물이 생기는 시간

 

                            하루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문 신

 

    영국의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이슬이 맺히고 종달새 날고 달팽이가 기어가는 평화로운 봄날 아침 일곱 시'를 찬미하는 시를 썼다. 그런데 이 시인은 '열한 시'를 좋아한다고 했다. 누구나 하루 중 좋아하는 시간이 있다. 풀잎에 맑은 이슬이 맺히는 아침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저녁놀이 아름답게 뜨는 저녁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아이들에겐 어떤 시간이 가장 좋을까? 쉬는 시간이거나 학교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거나 친구들과 노는 시간일 것이다. 어쩌면 이 동시처럼 점심시간 가까운 열한 시일지도 모른다. 시인은 '열한 시'를 선생님 수염도 꼬물꼬물 돋아나는 생동하는 시간, 밥 냄새가 솔솔 몰려와 대범이 콧구멍을 벌름거리게 하는 생기 넘치는 시간, 그리고 선생님 말씀을 골똘하게 듣는 짝에게 볼우물이 생기는 시간이라서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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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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