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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포영(夢幻泡影)

남공철(南公轍·1760~1840)의'진락선생묘지명(眞樂先生墓誌銘)'은 처사 남유두(南有斗)의 일생을 기록한 글이다. 그는 평생 곤궁했지만 자족의 삶을 살았다. 쌀독이 비었다고 처자식이 푸념하면 "편하게 생각하라"고 말했다. 젊어서는 시로 이름이 높았다. 나이 들자 시도 짓지 않으면서 "나는 말을 잊고자 한다"고 했다. 경전에 침잠해 침식을 잊었고, 시무책을 지으면 경륜이 높았다. 대제학 조관빈(趙觀彬)과 정승 유척기(兪拓基)가 그를 천거해 벼슬을 내리려 해도 듣지 않았다. 정승 유언호(兪彦鎬)가 당대의 급선무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 "독서를 더 하고 나서 물으시오"였다.

 

그는 자신의 허리띠에  '의롭지 못하면서 부귀한 것은 내게는 뜬구름 같다(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는 공자의 말씀을 적어두고 후배들에게 읊어주곤 했다. 병이 위중해 세상을 뜨는 순간에도 낮은 목소리로 이 말을 되뇌다가 세상을 떴다. 남공철은 그에게 진락선생(眞樂先生)이란 시호를 사사로이 올렸다.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끝부분에 '사여게(四如偈)'란 것이 있다.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은 몽환이요 거품 그림자. 이슬 같고 번개 같나니, 이리 봐야 마땅하리(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꿈은 깨면 그만이다. 환(幻)은 분명히 있었는데 잡으려면 없다. 거품은 잠깐만에 스러지고, 그림자는 해에 따라 있다 없다 한다. 이슬은 금세 마르고 번개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다고 믿는 재물이니 권세니 하는 것들이 저 몽환포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유위와 작위의 길을 버려 자연을 따라 무위의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다.

 

수천억원을 꿀꺽해놓고 돈이 없다며 끝까지 국민을 우롱하는 전직 대통령 일가, 세 번씩이나 뇌물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까지 되고도 할 말 많은 표정의 전직 국세청장, 나랏일 한다며 제 잇속 챙기기 바빴던 원전 비리 당사자들, 교회 돈을 제 주머니 돈 쓰듯 하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종교 지도자 집안. 그들이 꼭 쥐고 절대 놓지 않으려 한 것은 뜬구름이다. 꿈이요 허깨비며 거품이요 그림자일 뿐이다. 깨달음은 항상 한 걸음 늦게 도착한다.//정민;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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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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