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한 명이 도망쳐 어떤 마을에 몸을 숨기고 있을 때, 군인들이 와서 그를 내놓지 않으면 마을은 불태우고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말합니다. 결정해야 할 위치에 있었던 한 사제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는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게 낫다.’(루카 11,50 참조)는 성경 말씀을 언뜻 떠올리고는 그를 내주어 죽게 합니다. 그날 밤 천사가 사제에게 나타나 그의 행위가 바로 구세주를 적에게 넘겨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제는 그것을 자신이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반문합니다. 이에 천사는 말합니다. “성경을 읽는 대신 단 한 번이라도 그 청년을 찾아가 그의 눈을 응시했더라면 당신은 그 사실을 알았을 텐데 …….” >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