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752.140820 선물임을 잊지 말자
.
.
.
“하늘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와 같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밭으로 보냈다. 그가 또 아홉 시쯤에 나가 보니
다른 이들이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자, 그들이 갔다.
그는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그리고 오후 다섯 시쯤에도 나가 보니
또 다른 이들이 서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하고 물으니, 그들이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저녁때가 되자 포도밭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말하였다.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이들에게까지 품삯을 내주시오.’ 그리하여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이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았다.
그래서 맨 먼저 온 이들은 차례가 되자 자기들은 더 받으려니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만 받았다. 그것을 받아 들고 그들은 밭 임자에게 투덜거리면서,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친구여, 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
.
.
하느님 나라에서는
따돌림 당하는 사람이 없답니다.
.
모든 사람이
인간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모든 기준을 뛰어넘는 하느님의 선하심과
자비로우심에 참여할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답니다.
.
하느님 나라에서는
시기와 질투가 들어설 자리가 없답니다.
.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더 많은 공덕을 쌓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가
아버지께서 공으로 주시는 선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답니다.
.
나는? 외통
............................................................
시토회 수도자였던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는
중세의 사랑의 신비 신학의 정점을 이루었답니다.
.
중세 그리스도교 영성사에서
그의 업적과 위치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답니다.
.
“베르나르도는
수도회 신학을 최고 수준으로 고양시켰을 뿐 아니라,
인간의 개별성과 존엄성,
자기 성찰과 풍부한 감수성 등
12세기적 심성의 여러 요소를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명상과 기도를 뒷받침하는 계기로 정립하였다”
(클라우스 리젠후버, 『중세사상사』에서).
. 특히 구약 성경의 ‘아가’에 대한
그의 해석과 통찰은 큰 중요성을 지닌답니다.
.
그는 오리게네스와 니사의 그레고리오를 비롯한
그리스도교 초기 교부들의 우의적이면서도
신비적인 해석을 이어받아 꽃을 피웠고,
후대의 위대한 신비가들인 십자가의 성 요한이나
예수의 성녀 데레사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답니다.
.
그는 『아가에 대한 강론』에서
그리스도인이 열렬히 추구해야 하는
신적 사랑과의 만남에 대해 이렇게 가르친답니다.
. “사랑이 참된 사랑이라면
자신의 시초로 되돌아가고,
자신의 기원으로 돌아서며,
자신의 원천으로 다시 흘러가야 합니다.
거기에서 항상 자신의 물줄기를 받아야 합니다.
사람은 많은 지향과 감정과 정을 지니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 피조물은 사랑을 통해서만
창조주께 보답해 드릴 수 있습니다.
신랑의 사랑은, 곧 사랑이신 신랑은
그 보답으로 단지 사랑과 성실을 찾습니다.
따라서 사랑을 받는 사람은
그 보답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랑 자체이신 분의 신부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랑 자체께서 사랑받으시지 않으면 되겠습니까?”
. 사랑받는 존재로서 그 사랑의 원천으로 향하고,
그 사랑에 대해 온 마음을 다해 사랑으로 응답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행복이고 사명임을
베르나르도 성인과 함께 다시 한 번 새겨 보아야 한답니다.
.
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