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무리, 자유에 갇히다
하루는 저 물 끄터리로 흐느러지고
불어 오가는 설픈 바람에
초저녁 별빛들이 찰랑거린다
점점이 이는 너울 춤사위에 물울음 장단 맞추며
철써덕철써덕 끌려오는 물방아 소리에 쫑귀를 잃는다
으슬으슬 깊어지는 뾰족한 어둠에 애꾸눈마저도 먼
소곤소곤했던 속삭임들 모두 떠나보낸 후
낯설게 휑한 드무리 갱변에는
벙어리더듬이들이 새 세상을 열고 있다
나는 지금 그 세상에 갇혀 있다
아니 잠여 있다
새벽초물 밀어 아침이 피기까지는
아직도 어 언 시간에
/김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