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시 두레 2014. 6. 26. 05:27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근황

 

오래된 낚시를 꺼내 강물에 던져 놓고          

은빛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이따금 요란한 입질 낚아채면 허공이다
쳐다본 하늘 위엔 별빛이 무성하고
세속을 휘감아온 저기압의 바람 소리
내 수면(水面) 키워온 달도 흔들리고 있구나

/김연동

 

   낚시는 종종 심신 수양의 길로 회자되었다. 태공망(太公望) 덕에 '세월을 낚는다'는 깊이에 강태공들의 운치를 더해온 셈이다. 월산대군 역시 고기가 물지 않아도 좋아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지 않았던가. 그야말로 욕심을 버릴 때 이르는 무심(無心)의 평화로운 경지다.
   그런데 요즘의 낚시 풍경은 사정이 복잡하다. 조기 퇴직자며 장기 무직자가 갈수록 많아지기 때문이다. 출근 같은 산행도 그렇지만, 한창 일할 나이에 '허공'이나 낚는 잔등을 생각하면 쓸쓸하기 짝이 없다. 그런 근황의 안팎에는 '저기압의 바람소리'만 무성하고 진짜 입질은 멀 테니 긴 낮이 얼마나 쓸 것인가.
   하고 보면 시도 입질만 요란할 때가 많다. 기나긴 기다림을 언제나 내려놓나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사는 동안은 기다림이 곧 근황이자 희망이리라. 시간의 강물에서 번쩍 튀어 오를 '은빛'을 향한-./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씁쓸한 여든 살  (0) 2014.06.28
행복  (0) 2014.06.27
드무리, 자유에 갇히다  (0) 2014.06.25
들녘  (0) 2014.06.24
환절기 삽화  (0) 2014.06.23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