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았으나
그의 안에서 나의 호흡이 절로 달도다.
물과 성신으로 다시 낳은 이후
나의 날은 날로 새로운 태양이로세!
뭇사람과 소란한 세대에서
그가 다만 내게 하신 일을 지니리라!
미리 가지지 않았던 세상이어니
이제 새삼 기다리지 않으련다.
영혼은 불과 사랑으로!
육신은 한낱 괴로움.
보이는 하늘은 나의 무덤을 덮을 뿐.
그의 옷자락이 나의 오관에 사무치지 않았으나
그의 그늘로 나의 다른 하늘을 삼으리라.”
/정지용 프란치스코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