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628.140416. 마음을 다잡아 그분을 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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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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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께서 잡수실
파스카 음식을 어디에 차리면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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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 안으로 아무개를 찾아가,
'선생님께서 ′나의 때가 가까웠으니
내가 너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
파스카 축제를 지내겠다.′ 하십니다.'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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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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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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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대접에 손을 넣어 빵을 적시는 자,
그자가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자기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떠나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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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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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렇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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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때가 다가왔기에'
제자들과 파스카 축제를 함께 지내며
파스카 음식을 나누는 것은
당신의 간절한 뜻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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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분의 신 발을 들고 다닌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한 일이라고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닌 일밖에 없다.
(중략)
그분은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신은 신발 그대로 따라오라 하셨지만
나는 언제나 새 신발을 사러 가느라
결국 그분을 따라가지 못하고
오늘도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닌다.
그분의 발에 밟혀도 죽지 않는 개미처럼
그분의 발자국을 들고 다닌다.
발자국의 그림자를 들고 다닌다."
(정호승 시인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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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께서
'못내'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모습에 깊이 머물면서,
다시금 용기를 내어 지금 여기에서
그분을 따르기로
마음을 굳게 다잡아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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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