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시 두레 2014. 3. 6.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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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밤이면 귀에서 자꾸 소리가 나는데요.

바람 소리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요.


의사가 귓속을 본다.

미궁에 빠졌군요.


가끔씩 우울한 냄새들도 나는데요.

그럼요, 잡념이 괴면 고요조차 썩어요.


쉬세요. 내려놓으세요.

그곳도 길입니다           /배경희


   이명(耳鳴)은 남모르는 고통의 울림. 어지러운 세상 탓인지 이명이 많다. '바람 소리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들이 결코 자연을 그리워해서는 아닐 것, '미궁' 진단이 사정을 함축한다. 미궁에 빠졌다면 얼마나 많은 딴 소리 속 세상을 사는 것일까. 그것은 또 '우울한 냄새'를 달고 사는 마음 병, '잡념이 괴면 고요조차 썩'는다니 다 내려놓는 길밖에 없다. '피로 사회, 자기 착취 사회'를 사는 현대인은 자신을 위해 쉬어주는 시간, 휴식을 선물하는 시간이 특히 필요하다.

   그런데 이명은 아파트 어디선가도 가끔 들려온다. 개구리 울음 같은 아련한 이명. 밤이면 개구리 울음 같은 게 홈을 타고 아슴아슴 실려 온다. 아파트 대부분이 논을 마구 덮고 세운 것이니 제 터전을 잃은 개구리들이 어찌 울지 않겠는가.

   그러고 보니 어느새 경칩(驚蟄)! 들로 나가면 진짜 개구리 울음을 만날까. 그 소리나 실컷 들으러 가야겠다.

   /정수자:시조시인/그림:유재일/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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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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