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27.14015 그 길에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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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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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공현 대축일과 함께
우리는 성탄 축제를
장엄하게 마무리해 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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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탄 대축일부터 우리는
마음껏 강생의 신비를
경탄하고 음미하며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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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가적인 음악,
제대 주위의 화려한 장식,
연말연시의 흥겹고 들뜬 분위기,
기쁘고 편안히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우리는 성탄 이야기를
자주 아름다운 동화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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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복음에서 나타나듯이,
아기 예수님께서 오신 삶의 자리는
가난과 폭력의 그림자가 드리운 차가운 곳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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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하느님께서는, 강생의 신비는
고난 속에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이와
당신께서 맺으신
깊은 일치 속에 드러난다는 것을 보여 주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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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에 주님 영광의 빛은
차가운 어둠 속에서도
주님의 길에 함께하려는 사람들에게 비치고
또 그들을 통하여 증언될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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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독일의 유다인 박해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희생된
불세출의 여성 철학자이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시성한
가르멜회 에디트 슈타인 수녀,
곧 십자가의 성녀 베네딕타 수녀는
죽음의 예감 속에서
주님 공현의 묵상을 남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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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에서 시작된
그 길은 당연히 골고타로 인도되고,
그리하여 구유로부터 십자가로 인도됩니다.
……
베들레헴의 별은
죄의 어두운 밤을 비추고 있습니다.
구유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그 빛줄기는
십자가의 그림자를 늘어뜨립니다.
불 꺼진 성금요일의 어둠 속이지만
부활절 아침에는
은총의 태양이 더욱 눈부시게 떠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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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가 남긴 묵상 구절은,
달콤한 위안으로서의
‘크리스마스’만을 떠올리는 이들에게
성탄 축제가 저 깊은 곳에서
어떤 구원의 신비와 만나고 있는지를
깨우쳐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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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우리 모두
주님의 길에 함께하여
구원의 빛을 받아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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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