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 적에 턱받이로 세상을 움켰더니
방 가득 웃음 채워지고 모두가 기뻤었다.
내 유년 밤중 턱부리로 이갈이 잦았으니
저 하늘 놀라 별똥별이 서둘러 내려왔다.
내 소년 시절 턱걸이로 완력을 더했으니
뉘 보리 두레 부끄러워 사리고 우쭐댔다.
내 장년 한창 한턱으로 이웃과 손잡으니
한 맺혀 흐른 살림조차 기꺼이 어울렸다.
내 노년 이제 턱뼈마저 잠결에 열리더니
입 쓰고 물기 다하여서 자갈밭 되는구나.
나 이미 닿은 곳인데도 모르고 헤매다가
간 세월 이겨 가늠하니 흔적만 하얗구나.
나 모두 얽혀 살아내는 무리에 어울려서
내 다한 영혼 영원하여 창조에 함께하리./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