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禮記) '곡례(曲禮)' 편의 서두를 함께 읽는다.
"공경하지 않음이 없고 생각에 잠긴 것처럼 단정하며 말이 차분하면 백성이 편안하다(毋不敬 儼若思 安定辭 安民哉)." 상대를 존중하고 행동거지가 가볍지 않으며 말씨가 편안하고 안정되니 지도자에 대해 백성의 신뢰가 쌓인다는 말이다.
"오만함을 자라게 해서는 안 되고 욕심을 마음껏 부려서는 안 된다. 뜻은 한껏 채우려 들지 말고 즐거움은 끝까지 가서는 안 된다(敖不可長 欲不可從. 志不可滿 樂不可極)." 뭐든 절제해야 아름답다.
"어진 사람은 가까워도 공경하고 두려워해도 상대를 아낀다. 아끼더라도 나쁜 점을 알고 미워하나 좋은 점을 안다. 쌓아둔 것을 능히 나누고 편안한 곳을 좋아해도 능히 옮긴다(賢者狎而敬之 畏而愛之. 愛而知其惡 憎而知其善. 積而能散, 安安而能遷)." 허물없이 지내는 것과 함부로 막 대하는 것은 다르다. 상대가 불편해도 아끼는 마음은 간직한다. 아껴도 속없이 다 내주지 않고 단점을 기억한다. 밉더라도 장점마저 외면하지는 않는다. 쌓아만 두지 말고 나누는 마음이 필요하다. 편하다고 눌러앉아 안주하면 타성에 젖어 변화의 타이밍을 놓친다."
재물은 구차하게 얻으려 말고 힘든 일과 마주해 구차하게 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이득을 놓고 이기려 들지 말고 몫을 나눌 때는 많이 가지려 하지 말라. 의심스러운 일은 묻지를 말고 곧더라도 고집해서는 안 된다(臨財毋苟得 臨難毋苟免. 得毋求勝 分毋求多. 疑事毋質 直而勿有)." 돈 앞에 천해지면 못쓴다. 역경은 대가를 치르고 넘어가는 것이 맞는다. 무조건 이겨야 하고 제 몫은 많아야 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분명치 않은 일에 나서지 말고 내가 옳다고 고집 을 부려서는 안 된다.
윤기(尹愭)가 '집안의 금계[家禁]'에서 말했다. "재물이 한정 있음을 깨달아 늘 만족하여 그치는 뜻을 지니고, 많은 재물로 허물이 많아짐을 경계하여 항상 능히 흩을 줄 알아야 한다는 훈계를 생각하라(悟財數之有限 而常存止足之意. 戒多財之益過 而每思能散之訓)." 쌓아 두기만 하고 나눌 줄 모르면 인색하고 교만하다는 비난이 바로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