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 그냥 동그랬는데 가락은 매양 살졌었는데 색깔도 고루 같았었는데 세월을 긁은 할머니자국 無始를 갉은 어머니손길 나이를 깎은 누나손길에 할머니 합죽 오물오물해 가녀린 손등 파란핏줄은 즐거이 사과 긁어내셨다 물방울 튀겨 쌍무지개로 대대로 이어 새겨졌으니 없어진 자국 내가있었다 잊히지 않는 몽당숟가락 봉당을 지킨 반쪽숟가락 대대로 이은 지킴숟가락 수저통 함께 외로움이긴 식구들 기려 얇아졌으니 상상만 가득 피어나는데 없어진 반쪽 무진하늘에 지금도 반짝 비쳐오면서 손잡이 잡아 꿈길이루네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