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74.130714 어둠을 지우자
.
.
.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
.
.
안셀름 그륀 신부의
『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
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답니다.
.
자신의 그림자를
몹시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었답니다.
.
그는 걸어가는 동안
계속 자신을 졸졸 쫓아오는 그림자가 못마땅하였답니다.
.
그래서
‘빨리 달려 그림자에서 도망치자.’
고 생각하며 뛰기 시작했답니다.
.
그러나 그의 그림자는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그의 발이 땅에 닫는 순간마다 다시 따라왔답니다.
.
그가
‘좀 더 빨리 달려야겠다.’
고 생각하며 점점 더 빨리 달리기 시작했답니다.
.
그렇게 하여
숨이 턱에 찰 지경에 이르기까지 달렸고,
마침내 그는 땅에 고꾸라져 죽고 말았답니다.
.
.
.
저자 안셀름 그륀 신부는 이 이야기에서,
그가 주변의 나무 그늘로 들어갔더라면
어렵지 않게 자신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며,
더 이상 달릴 필요도 없이 나무 그늘 아래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답니다.
.
곧
어둠이 어둠
안에서 사라지는 것이랍니다.
.
.
.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시어
토마스에게 당신의 상처를 보이셨답니다.
.
부활이라는 것은
비천한 것에서 영광스러운 몸으로 되살아나고,
약한 것에서 강한 몸으로 되살아나는 것이랍니다.
(1코린 15,43 참조).
.
그래서 사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셨을 때
굳이 죽음의 상처를
남기지 않으실 수도 있었답니다.
.
그럼에도 굳이 그 자국을 남기시고,
또 이를 토마스에게 보여 주신 데에는
그 이유가 있답니다.
.
바로 그 상처에 담긴
죽음을 잊지 말라는 것이랍니다.
.
죽음 없이는, 상처 없이는
부활도, 참된 평화도 없기 때문이랍니다.
.
.
.
우리도 토마스처럼
예수님의 상처 안에 머물잡니다.
.
그래서 우리의 상처를
그분의 상처 안에서 낫게 하잡니다.
.
.
.
우리의 어둠을
그분의 상처 안에 담긴
어둠을 통하여 지워야 한답니다.
.
나는? 외통